주가가 연일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사상 최고치(1138.75·1994년 11월)에도 근접해 가고 있다. 시중 자금이 아직 증시로 채 몰리지도 않은 상황에서 주가가 연일 급등하고, 7월 이후엔 외국인 매수세마저 유입되자 한국 증시의 '업그레이드' 논쟁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증시 업그레이드론'이란 이제 한국 주가도 1000이 부담스럽지 않을 만큼 성숙해졌다는 강세론자들의 주장이다. 반면 경기침체 속 주가 상승이 부담스럽다는 반론도 팽팽하다.〈표 참조〉
◆대세를 이끄는 증시 업그레이드론
증시 업그레이드론의 가장 중요한 근거는 한국 경제의 체질이 개선됐다는 주장이다.
오래전부터 한국 증시의 대(大) 상승론을 얘기해온 KB자산운용 이원기 대표는 "문제는 경기가 아니라 경제(經濟)의 업그레이드"라고 주장한다. 외환위기 이후 경기와 관계 없이 개별 기업들이 재무구조를 혁신하고 높은 수익을 올리게 된 만큼, 앞으로도 기업 실적은 개선될 것이며, 2~3년 후의 주가는 현재보다 훨씬 높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5년 전만 해도 한국 증시의 대표적 비관론자로 꼽혔던 이종우 한화증권 이사 역시 최근에는 '업그레이드론'의 전도사가 됐다. 그는 "한국 증시와 경제에 대한 전반적인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며 "사상 최고치를 돌파한 후에 속도 조절은 있겠지만, 2~3년간은 꾸준히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업그레이드론자들은 강세장의 논거로 이 밖에 ▲저금리의 영향으로 전 세계적으로 자금 잉여 현상이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고 ▲적립식 펀드 등을 통해 한국 증시로 자금이 유입되는 반면, 기업들은 자사주 매입 등으로 주가 상승에 일조하고 있으며 ▲경기(景氣)도 하반기부터는 상승 사이클을 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들고 있다.
◆'결국 주가는 경기를 쫓아간다'는 반론
반면, 비관론자 진영의 씨티그룹 글로벌마켓증권 유동원 상무는 "주가는 결국 경제의 거울일 뿐"이라며 "당장은 흘러드는 자금으로 주가가 조금 더 상승할지 몰라도 결국 900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또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애널리스트도 "한국 기업이 업그레이드됐다고 하지만, 삼성전자의 급격한 영업이익 축소에서 보듯이 아직 검증해야 할 부분이 남아 있다"며 '업그레이드론'에 의문을 제기한다. 그는 이에 따라 "중소형주는 차익을 실현하고, 환율 상승에 따른 실적상승 기대에 힘입어 상승했던 종목은 현금화하라"면서 투자자들에게 주식 매도를 권유하는 리포트를 12일 냈다.
비관론자들은 이 밖에 ▲최근 시중 자금은 주식시장보다는 머니마켓펀드(MMF) 등 초단기 금융상품을 선호하고 있고 ▲외국인 매수세는 한국 증시에 대한 것이라기보다는 일부 정보기술(IT) 기업에 대한 투자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차익을 얻으면 다시 물러설 가능성이 크며 ▲외국인은 이미 한국시장에서 40%를 넘는 비중을 가지고 있어 추가 매수가 쉽지 않다는 점 등을 지적하고 있다.
입력 2005.07.12.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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