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보증보험과 우리·산업은행 등 16개 금융회사로 구성된 삼성자동차 채권단이 삼성 이건희 회장과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를 상대로 올 하반기에 최대 6조원에 이르는 소송을 내기로 결정했다. 이 소송가액은 삼성그룹이 1999년 채권단에 진 빚과 지난 5년 동안 체불한 이자를 합친 금액이다.

채권단의 한 은행장은 10일 "삼성그룹에 소송을 제기하기 위한 실무 작업 모임이 열렸다"며 "채권 효력이 올해 말로 끝나기 때문에 그 전에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자동차 사업에 뒤늦게 뛰어들었던 이건희 회장의 오판이 결국 법정까지 가게 된 셈"이라며, "삼성의 부실을 털어준 금융기관에 공적자금이 들어갔다는 점은 결국 국민들의 돈이 삼성차 부실 해결에 도움을 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위원회 당국자는 "채권단이 민사소송으로 이 문제를 매듭짓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양측을 대리하기 위한 로펌들의 수주 경쟁도 치열하다"고 밝혔다. 현재 금융계에서는 로펌 수임료만 300억~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1999년 8월 삼성그룹측은 채권단에 2조4500억원의 삼성차 빚을 갚겠다고 약속하며, 삼성생명 상장을 전제로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삼성생명 주식 350만주를 주당 70만원으로 계산해 넘겼다. 또 삼성전자 등 31개 삼성계열사는 2000년 12월 31일까지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연 19%의 지연 이자를 지급하겠다고 약정서를 써줬다.

하지만 이 약속은 지금까지 지켜지지 않았고, 채권 효력 만기일은 12월 31일로 다가왔다. 삼성생명은 상장되지 못했고, 현재 이 회사 주식은 장외에서 주당 21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