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증시에서는 지난주 '역사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도쿄증시(1부)의 예상주가수익비율(PER)이 6월 2일 평균 17배 이하로 내려갔다. PER이란 주식을 주당 예상 수익의 몇 배 가격에 살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투자지표다. 배수가 적을수록 개별주가나 주식시장이 저평가됐다는 의미다. 서울증시의 PER은 약 8배, 미국이나 유럽 쪽은 12~15배 정도 된다. 그러나 도쿄증시는 90년대 후반까지도 평균 40배를 넘겼으며, 한때 100을 넘기기도 했다. 4월 말까지도 20배. 기업 실질에 비해서 대단히 고평가됐었다는 얘기다. 일본기업에 대한 성장기대가 높았고, 기업들의 상호주식 보유로 유통주식이 적어 주가를 밀어올린다는 점이 높은 PER의 이유로 지적됐었다. 이날로 일본증시가 '고평가'의 딱지를 떼게 됐다고 일본 언론들은 분석하고 있다.
최근 도쿄증시의 평균 PER이 급속히 낮아지게 된 원인은 여러 가지다. 일본 기업들은 장기불황 와중에 상당수가 무너졌지만, 살아남은 기업들은 높은 경쟁력을 갖게 됐다. 2003년 이후 도쿄 증시의 기업실적은 매년 사상 최고기록을 경신 중이다. 반면 닛케이 평균은 2001년 9월 이후 8000~1만2000엔을 오가는 긴 박스권 장세여서, 상대적으로 주가가 싸진 셈이다. 최근 적대적 M&A(인수합병)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경영권방어를 위해 자사주 주식을 매입·소각하는 기업이 많았다는 점도 한 원인이다.
다만, 앞으로 일본증시의 급상승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다음주에는 주초 발표되는 1분기 GDP 2차속보(1차속보 연율 5.3% 성장)가 큰 관심사인데, 이것이 주식시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도쿄=최흡특파원 pot@chosun.com)
입력 2005.06.08.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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