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가 내놓는 분석 보고서는 '반쪽 짜리'라는 말을 듣습니다. 외국 투자자들은 거의 보지 않고, 국내 투자자만 보기 때문입니다. 미국 전문잡지의 조사 결과 이런 사실이 극명하게 드러났습니다.

미국 '인스티튜셔널인베스터'가 세계 330개 투자회사 펀드매니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 증시와 상장기업을 가장 잘 분석하는 증권사 상위 10위권 중 국내 증권사는 5위를 차지한 삼성증권이 유일했습니다. 나머지는 외국계 증권사가 휩쓸었습니다. 1위는 UBS증권이고, 이어 CLSA, 모건스탠리, JP모건 순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왜 외국 투자자들은 국내 보고서를 참고하지 않을까요? 한 외국계 증권사 리서치 담당 임원은 "정보의 질이 형편없다"고 일갈했습니다. 외국계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상장기업 최고 경영자 및 외국계 투자자들과 수시로 의견을 교환하면서 업계 사정을 훤히 꿰뚫고 있는 반면, 국내 증권사들은 '우물안 개구리'식, 그리고 감(感)에 의존하는 분석에 머물러 있다는 겁니다. 더구나 영문 보고서 자체를 내지 않는 증권사도 많습니다.

외국 투자자들은 한국 주식의 40% 이상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국내 증권사 보고서는 외국인에게 철저히 외면받고 있으니, 증권업계가 '동북아 금융허브'의 한 축을 담당하려면 갈 길이 먼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