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소득세 신고 기한(5월 말)을 이틀 앞두고 6000명 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엔화스와프예금 가입 고객들이 대혼란에 빠져 있다.
엔화스와프예금 환차익에 대한 국세청의 뒤늦은 과세 판정으로 추가 이자소득이 발생함에 따라, 이를 종합소득에 포함시켜 신고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결정을 못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추가 이자소득의 발생으로 느닷없이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부부합산 연 이자소득 4000만원 이상)가 될 처지에 놓인 고객들은 신고를 하지 않으면 세무조사 대상이 되기 때문에 고민이 더하다.
엔화예금을 판매했던 10개 시중은행들은 종합소득세 신고 마감일을 앞두고 각 투자자들에게 엔화예금 관련 사항에 대한 안내장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은행들은 투자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사항인 '세금을 누가 부담할 것인지'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신고 여부도 각자 알아서 판단하라는 식으로 안내하고 있어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특히 은행들은 당초 이자소득세 원천징수 의무자로서 세금을 국세청에 대납(代納)한 뒤 이를 고객에게서 받아내겠다는 입장을 취했다가, 최근 들어 대납을 하지 않고 투자자 스스로 자신의 세금을 내도록 유도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바꿨다. A은행 세무전문가는 "은행이 세금을 대납하면 국세청 논리를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 돼 나중에 불복 소송을 내기가 어려워지는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예전엔 비과세라면서 가입을 권유한 은행들이 이제 와서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 아니냐"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국세청은 은행들이 세금 원천징수를 거부하면 은행에 대해 세무조사를 실시, 은행으로부터 세금을 강제징수할 방침이다. 국세청의 세금 강제징수 과정에서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의 경우 개인별 세무조사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투자자들로선 신고를 하면 세금(이자소득세)을 자신이 떠안아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신고를 하지 않으면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감수할 수밖에 없는 처지여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법무법인 한결의 김희제 변호사는 "신고를 안 하면 불이익이 투자자들에게 돌아갈 공산이 큰 만큼, 일단 자진 신고한 뒤 국세청 또는 은행을 대상으로 행정소송과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