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갑자기 가족 중 누군가가 "빚 독촉을 받고 있다"고 털어놓는다면 당황하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겁니다.

최근 일본 닛케이(日經) 신문에 '다중(多重)채무자에 대한 대처법' 기사가 크게 실려 눈길을 끌었습니다. 일본도 금융회사 여러 곳에 빚을 진 다중채무자가 200만 명을 넘어서면서 우리나라만큼 큰 사회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다중채무자가 홀로서기를 하는 데엔 가족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되어 있네요.

닛케이 신문을 참고로, 가족 중에 다중채무자가 생겼을 때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 '다중채무자 대처법 3계명'을 소개해 볼까 합니다.

우선 연체자를 닦달하지 않아야 합니다. 보통 "빚이 있다"는 고백을 들으면, 사람들은 십중팔구 "어디에 쓴 거야!"라고 화부터 냅니다. 하지만 이렇게 추궁을 당하면, 연체자는 빚 액수를 줄여 말해 오히려 역(逆)효과가 납니다. 빚은 한 번에 몽땅 청산해야지, 조금이라도 남아 있게 되면 다시 생겨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죠.

두 번째는, 채무자가 자신의 '체질'을 바꿀 수 있도록 온 가족이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빚을 대신 갚아줘서도 안 됩니다. 자신의 수입 이내로 씀씀이를 줄이는 습관을 익히지 않으면 결국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또다시 빚을 끌어다 쓸 테니까요. 가족 간에 해결하려고 하다 보면 감정적이 되기 쉬우니 신용회복위원회 등 전문 상담기관을 찾아가는 것도 방법입니다.

마지막으로, 부채가 너무 커져 버리기 전에 재빨리 손을 쓰는 겁니다. 아무 이유 없이 귀가시간이 늦는다거나 자동차를 판다거나 옷차림이 흐트러지는 등 갑작스런 변화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금융회사의 독촉장이나 전화도 단서가 됩니다. 이 같은 사전 예방이야말로 연체자 자신은 물론, 가족 모두의 상처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일 겁니다.

이처럼 연체자가 재기하는 데는 가족의 도움이 절대적입니다. 연체자 혼자서 끙끙대는 동안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경은 div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