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진 전무

매주 월요일이면 펀드 성적표들이 나온다. 상위권에 끼지 못한 펀드 매니저가 받는 엄청난 스트레스는 능력부족 탓이라 치더라도, 일등과 너무나 차이가 나는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는 억울한(?) 심정을 호소할 길이 없다. 아무리 '투자는 자기 책임과 판단하에' 한 것이지만 돈 잃은 마음이 오죽하겠는가.

그러나 펀드의 성과를 측정하는 방법을 이해하면 약간은 위로가 될 것 같다. 채권형의 경우 여러 채권지수가 있으나 일반화된 벤치마크 지수가 없다.

그래서 편의상 1년 만기 통화안정증권 수익률이나 시중 은행의 1년 정기예금 금리를 기준으로 삼는다. 내가 펀드에 가입한 시점의 두 금리와 일 년 뒤 펀드의 수익률을 비교하면 된다.

4월 30일 현재 거래된 1년 만기 통화안정증권은 3.68%, 정기예금은 3.4% 수준이다. 내년 4월 30일 내가 가입한 채권형 펀드 수익률이 이보다 높으면 만족이다.

순수 주식형의 경우 종합주가지수(KOSPI)가 벤치마크다. 지난 1년간(4/30 기준) 종합지수는 겨우 5.62% 올랐다. 전체 주식형 펀드(400여개의 공모펀드)의 평균 성적은 2.18%이다.

이론적으로나 경험적으로 주식형 펀드가 2% 내외의 보수를 차감하고 벤치마크를 상회하는 성적을 내기가 만만치 않다.

어느 나라든 간에 해마다 벤치마크를 능가하는 펀드가 30%가 채 되지 않는다. 따라서 동의하고 싶지 않겠지만 지난 1년간 5% 이상 고수익(?)을 낸 주식형 펀드는 대단히 양호한 편이다.

그렇다면 20~30% 이상의 믿기 힘든 수익을 낸 펀드는 제갈공명이 운용한 것일까? 절대 그렇지 않다. 매니저 능력도 한몫 했겠지만 그보다 시장의 흐름이 절묘하게 도와준 것뿐이다. 어떤 펀드도 지속적으로 고수익을 달성하기란 불가능하다. 미국 투자의 귀재라는 워런 버핏도 3~4년씩 벤치마크를 따라가지 못했던 경우가 왕왕 있었다.

(이상진·신영투신운용 전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