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펀드 오브 펀드'(모태펀드)가 눈길을 끈다. '펀드 오브 펀드'란 고객들이 한 펀드에 투자한 자금을 다시 다양한 펀드에 재투자해 위험을 분산하고 투자 기회를 극대화한 펀드 상품이다. 쉽게 말하면 '모듬회'나 '종합선물세트'를 떠올리면 된다.
펀드 오브 펀드는 투자자 입장에서도 편리하다. 다들 '내가 원조'라고 '호객' 행위를 하는 수백가지 펀드가 넘쳐 나는 시장판에서 한눈에 딱 맞는 펀드를 고르기란 쉽지 않다. 게다가 펀드마다 투자 목적과 대상이 달라 고객들을 헷갈리게 한다. 시장통을 돌면서 일일이 맛을 보고 싶지만 발품 팔 시간도 없고 '진국'을 식별할 미각도 부족하다. 바로 이러한 투자자들의 딱한 사정을 해결해 줄 요량으로 등장한 것이 펀드 오브 펀드이다. 다시 말해 펀드 오브 펀드는 식당의 세트 메뉴 같아서, 섣불리 음식 주문을 했다가 맛도 없고 값만 비싼 억울한 경우를 어느 정도 방지해 준다. 투자자들이 펀드 오브 펀드를 찾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경쟁력 때문이다.
펀드 오브 펀드에도 단점은 있다. 비싸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이중으로 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 즉, 원청업체(1차 운용사)와 하도급업체(2차 운용사)의 운용 보수를 모두 부담하는 것이다. 워런 버핏의 오랜 동업자이자 투자의 대가인 찰스 먼거가 펀드 오브 펀드를 '사정을 모르는 투자자들을 이중으로 뜯어먹는 저질 상품'이라고 맹비난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래서 미식가들은 결코 세트 메뉴인 펀드 오브 펀드를 택하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알라 카르트'(개별 주문)이다. 와인도 식당에서 제공하는 브랜드 없는 하우스 와인은 사양한다. 격조와 품위를 위해 기꺼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다.
펀드 투자를 처음 시작하는 투자자들은 펀드 오브 펀드에 가입해 펀드 투자의 요령을 익히는 것도 재테크의 한 방법이다. 그러나 펀드 투자에 익숙해지고 펀드매니저들의 실력도 가늠할 수 있게 되면, 내 코드에 맞는 펀드를 '알라 카르트'로 선택하도록 노력을 해야 한다.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고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진·신영투신운용 전무)
입력 2005.04.26.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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