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절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25일 원·달러 환율 1000원선이 깨졌다. 기업 실적 부진과 미국 경기 둔화 우려감으로 부진에 빠진 증시에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그러나 이날 증시는 대체로 평온했다. 대표적인 수출주인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주가는 오히려 올랐고, 종합주가지수도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환율 하락에 대한 증시의 내성이 강해진 것"이라며 "다만 환율이 단기간에 추가 하락한다면 내수주나 경기방어주에 대한 투자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증시에서는 오전 한때 원·달러 환율이 997.6원까지 하락하자, 수출주들이 일제히 떨어지고 한국전력과 SK텔레콤·KT 등 내수 관련주들이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오후들어 삼성전자(+1.61%), LG필립스LCD(+2.24%), 현대차(+0.92%)가 다시 오름세로 돌아서고, 종합주가지수도 5.38포인트(0.57%)오른 946.17로 마감했다.
환율변수가 한국 증시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얘기다. 대신증권 김영익 상무는 "환율 하락에 지나치게 민감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세계경기 지표인 OECD선행지수가 5월에 바닥을 치고 3~4분기에 좋아질 것으로 보는 전망이 많다"며 "세계 경기가 회복될 경우 환율이 좀더 떨어지더라도 장기적으로 수출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증권 홍춘욱 투자전략 팀장은 "달러 약세가 악재인 것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위안화가 달러에 고정돼 있기 때문에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 위안화도 약세가 돼 중국의 수출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고, 그에 따라 한국 기업들의 대(對)중국 중간재 수출도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환율이 단기간에 더 떨어진다면, 수출비중이 높은 종목들의 경우 부정적인 영향을 무시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삼성증권 이강혁 투자정보팀장은 "환율하락에 따른 수혜주, 즉 음식료·전력가스 등 경기방어 성격이 강한 내수주와, 환율이 내려가면 외화부채 부담이 줄어드는 대한항공·아시아나 등 항공주에 대한 투자비중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콩의 ABN암로증권도 "위안화가 절상되면 미국의 수입가격이 높아져 단기적으로 인플레 압력이 높아지고 금리도 올라 미국 소비가 저하될 것"이라며 "위안화 절상 때 수출주를 매도하고 내수주를 매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이 팀장은 "그러나 세계경기가 회복된다고 가정할 경우 오히려 환율 하락기가 우량수출주를 살 좋은 타이밍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입력 2005.04.26. 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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