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각)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인 인텔이 예상을 넘어선 1분기 실적과 함께 공격적인 투자 계획을 밝혔지만, 기대했던 '인텔 효과'는 일단 별로였다.
이날 아시아 증시의 각국 지수는 오전 한때 강세를 보였으나 결국은 등락이 엇갈리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미국의 소비 등 거시경제 지표가 둔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인텔의 성적표만 가지고 IT 업종에 대한 투자 개시 신호로 받아들이기는 미덥지 못하다는 시장의 반응이다.
인텔은 올해 1분기 순이익이 21억5000만달러(주당 34센트)로 작년 1분기의 17억3000만달러(주당 26센트)에 비해 25%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주당 순이익 34센트는 시장조사기관인 톰슨파이낸셜이 집계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평균인 31센트를 웃도는 것이다. 인텔은 또 올해 투자 규모를 지난해 38억달러에서 크게 늘어난 50억달러 안팎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날 한국의 종합주가지수는 장 초반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IT 대표주들이 2~3%씩 상승하면서 950선 근처까지 올라서다 오후 들어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고작 4.91포인트(0.53%) 오른 937.36으로 마감했다. 외국인들은 전기전자 업종을 287억원 순매도했다. 대만 가권지수도 오전 중 1% 넘게 뛰었다가 반전, 하락 마감했다.
동원증권 민후식 연구원은 "국내 투자자들은 2분기가 전통적인 비수기인 데다 다음달부터 IT 산업 비중이 높은 대만에 대한 해외 펀드들의 투자비중이 높아진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정창원 연구원은 "지난해 부담이 됐던 환율과 유가가 여전히 불안한 것도 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의 망설임으로 인텔 효과는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났지만, 국내 IT업종은 지금이 매수 타이밍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외부적으로는 세계 경기가 둔화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반면,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흐름상으로 1~2분기에 저점을 지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정창원 연구원은 "최근 2달러대로 떨어진 반도체 D램 가격은 전 세계 어느 반도체 기업도 이익을 낼 수 없는 수준"이라며 "한 마디로 더 이상 떨어질 여지가 없다는 점에서 향후 주가가 오를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동원 민후식 연구원은 "최근 실적을 발표한 국내 IT기업의 실적이 엇갈리는 것도 기업 실적이 바닥에 왔다는 증거"라며 "한두 달 투자가 아닌 장기보유라는 관점에서는 매수를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박영주 연구원도 "삼성전자 주가가 실적과 정확히 동행해왔는데, 부문별 지표의 회복세로 볼 때 3·4분기 실적이 1분기보다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필립스LCD·LG전자 등 다른 IT종목들도 삼성전자의 선도(先導) 효과를 볼 때 지금이 매수 타이밍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