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급락과 고(高)유가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흐름을 보였던 종합주가지수가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의 동반 '팔자'에 밀려 26.56포인트가 빠지며 993.13까지 떨어졌다. 15일 기관투자가와 외국인 투자자들은 각각 2474억원과 62억원의 순매도(판 데서 산 만큼을 뺀 것)를 보이며 종합주가지수를 26포인트 이상 급락시켰다. 코스닥지수 역시 12포인트 가까이 떨어지며 482선까지 떨어졌다.
이날 일본과 대만 증시도 각각 0.25%, 1.50% 하락하며 아시아 주식시장이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한국과 비슷하게 IT(정보기술)업종 비중이 높은 대만 주식시장은 이날 동반 하락세를 보이며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이날 주가가 크게 떨어진 가장 큰 원인은 무엇보다 기관투자가들의 대규모 '팔자' 때문이다. 기관들은 올해 1분기 삼성전자 등 대형 IT기업들의 실적이 예상보다 크게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 데다, 오후 들어 선물과 연계된 프로그램 매매(짧은 시간에 주식을 대량으로 사고 파는 매매수단)를 통해 대거 매물을 쏟아내며 주가 하락을 주도했다.
외국인도 '팔자' 규모가 크지는 않았지만, 3월 들어 지난 2일 단 하루를 제외하고 9일 연속 매도에 치중하며 주가 하락폭을 키웠다. 외국인들은 지난 3일 이후 총 8196억원어치의 한국 주식을 순수하게 팔아치웠다.
이날 장중에는 중국의 조기 위안화 절상, 싱가포르투자청(GIC)의 2조원짜리 펀드 청산 등 갖가지 루머가 나돌아 하락세를 부추겼다. 이날 오전 11시30분 무렵 북한 외무부장관이 추가 핵무기 개발 가능성에 대한 언급을 했다는 로이터통신의 보도가 외국인들의 선물 매도를 불러왔다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당분간 이어지더라도 주가 상승세의 큰 흐름은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 많다.
현대증권 정태욱 상무는 "외국인들의 '팔자' 규모가 그리 크지 않고 일부 종목은 새로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아 차익실현과 포트폴리오(투자자산 구성) 교체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증시의 상승추세가 완전히 꺾였다기보다는 그동안의 급등 과정에 대한 '숨고르기' 차원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