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기업 1세대로 이름을 날렸던 메디슨은 지난 2002년 부도를 내고 거래소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었다. 그러나 이 회사가 지금 링 밖에서 다시 주가를 올리고 있다.
최근 증시 활황에 힘입어 바이오 테마를 등에 업고 장외(場外)시장에서 '스타주(株)'로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메디슨은 연초에만 해도 620원선에 머물던 주가가 지난 11일에는 1375원까지 오르며 연초 대비 두 배 넘게 올랐다.
서울 명동에 있는 한 사채업체 관계자는 "증시에서 퇴출된 종목이지만 바이오 테마가 바람을 일으키자, 재상장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주가가 급등세를 보였다"라고 말했다.
연초 이후 주가 급등에 힘입어 장외 주식시장도 과열 기미를 보이고 있다.
장외시장이란 비상장 주식을 파는 사람과 사려는 사람이 개별접촉이나 '피스탁', '38커뮤니케이션', '인탑', '제이스톡'과 같은 인터넷 사이트를 매개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상장을 앞두고 있는 기업주식이나, 테마 관련주 중에는 연초 이후 두 배 이상 오른 종목들이 속출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의 장외주식중개업체 김모 사장은 "현재 장외시장에서 거래되는 종목 수는 200개를 넘어서고, 거래대금도 하루 수백억원을 넘나들 것"이라고 추정했다.
내년 2~3월 중 상장을 추진 중인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연초 9000원선이던 주가가 두 달이 채 안되는 기간에 1만8750원까지 오르며 100% 넘는 급등세를 보였다.
코스닥시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고 공모 절차를 남겨두고 있는 디보스(LCD TV 제조업체)와 에스아이플렉스(인쇄회로기판 등 전자부품생산)도 주가가 크게 올랐다. 올해 IPO(기업공개)가 기대되는 시큐아이닷컴(인터넷보안 소프트웨어 공급), 코스닥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가온미디어(디지털 셋톱박스 생산) 역시 올 들어 70% 안팎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IT붐이 일었던 지난 99~2000년 개인 투자자들이 장외주식시장에서 '묻지마 투자'에 나섰다가 큰 손실을 입었던 부작용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당시 벤처 및 코스닥열기 속에 20조원(업계 추정)이 넘는 투자자금이 장외시장으로 흘러들었지만, 그 중 상당분이 휴지조각으로 변했었다.
한양증권 김경신 상무는 "장외주식시장은 전형적인 고수익·고위험시장이기 때문에 반드시 해당 기업 내용을 꼼꼼히 확인하고 신중하게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특히 거래소와 증권사에서 청산과 결제 기능을 맡아주는 장내시장과 달리, 장외시장은 모든 책임이 주식을 사고파는 사람들에게 있는 만큼 거래조건을 세심하게 챙기면서 투자에 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 장내 주식들은 양도 차익에 대해 세금을 물리지 않지만 장외주식거래는 원칙적으로 양도차익에 대해 세금을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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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외시장… 일대일 접촉 개인거래
장외주식시장이란 유가증권시장(옛 거래소시장)이나 코스닥시장에 상장되지 않은 기업들의 주식을 거래하는 무형(無形)의 시장이다. 매매 거래를 중개해 주는 시스템이 따로 없기 때문에 부동산 매매와 마찬가지로 주로 인터넷이나 브로커를 통해 정보를 주고받은 뒤 일대일 접촉을 통해 직접 거래를 한다.
과거엔 흔히 명동 사채시장 주변에서 장외주식 매매를 중개해 주는 브로커들이 활동했지만, 최근엔 여의도와 강남 일대로 활동 범위가 넓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