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며칠 전부터 콧물감기에 시달리고 있다. 감기에 걸리면 아빠는 음식을 먹어도 도대체 무슨 맛인지를 모르겠다고 하신다. 왜 감기는 음식의 맛을 없애는 것일까. 간단한 실험을 통해 그 이유를 알아볼 수 있다.

우선 아이가 좋아하는 과일 맛 사탕을 준비한다. 아이에게 눈을 감은 뒤 입을 벌리고 코를 손으로 꼭 쥐게 하자. 이제 사탕을 아이의 입에 넣어 준다. 아마도 아이는 처음엔 무슨 맛인지 알아내지 못할 것이다. 맛을 느끼게 되는 것은 사탕이 입안에서 녹은 뒤일 것이다.

우리가 느끼는 맛의 80~90%는 사실상 냄새 덕분이다. 맛이나 냄새는 모두 음식물이 내는 화학물질에 의해 만들어진다. 따라서 된장국의 맛이 있고 냄새도 있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은 맛보다는 냄새에 더 민감해 서로 다른 1만여 가지의 냄새를 구분 해낼 수 있다고 한다. 음식물에 혀를 갖다 대도 맛을 잘 모르다가 씹었을 때 맛을 느끼는 것은 그 음식물의 향이 목젖 뒷부분을 통해 올라가 후각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식품회사에서는 이를 이용해 냄새만으로 맛을 만들어 낸다. 예를 들어 바나나를 우유에 직접 갈아넣어도 그 맛이 제대로 나지 않는다고 한다. 색깔만 검어지기 때문에 '이소아밀아세테이트'라는 바나나 맛을 내는 합성향료를 이용해 맛을 느끼게 한다.

게맛살에도 게살이 없다. 게 응축액과 게 향료를 첨가해 게살 맛을 느끼게 할 뿐이다. 물론 요즘에는 실제 재료를 넣은 식품들도 많지만 여기서도 냄새를 내는 성분이 맛을 내는 데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감기에 걸려 코가 막혔을 경우나 실험에서처럼 아이가 코를 꼭 쥐었을 때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것은 냄새를 못 맡기 때문이다.

사탕을 입에 넣어도 냄새를 맡지 못하면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게 된다. 시간이 흐른 뒤에는 코를 막고 있어도 맛을 느끼게 된다. 사탕이 입안에서 녹으면서 향기를 내는 성분이 목젖 뒷부분을 통해 코로 들어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