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성의 최대 위성인 타이탄(Titan)의 비밀을 밝혀줄 우주 탐사선 '호이겐스(Huygens)'가 지구를 떠난 지 7년3개월 만인 14일 오후(한국시각) 타이탄 표면에 착륙한다고 미 항공우주국(NASA)이 밝혔다. 그동안 인류가 보낸 우주 탐사선 중 지구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곳에 탐사선이 착륙해 탐사활동을 벌이는 것이다.
호이겐스는 1997년 10월 15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기지에서 모선인 '카시니(Cassini)'에 실려 발사돼 토성으로 향했다. 호이겐스는 발사 후 6년8개월 동안 35억㎞를 항해한 뒤 작년 7월 1일 토성 궤도에 진입했다. 카시니에 실려 토성 궤도를 돌던 호이겐스는 12월 25일 모선으로부터 분리된 뒤 20일 만인 이날 오후 6시7분 타이탄 대기권으로 진입한다고 NASA는 밝혔다.
지름이 4800㎞에 이르는 거인(타이탄)의 비밀을 파헤쳐 줄 호이겐스는 무게 320㎏에 폴크스바겐-비틀 크기의 탐사선. 고도 1270㎞쯤 되는 곳에서 대기권에 진입한 호이겐스는 시속 2만㎞의 속도로 두 시간 반 동안 타이탄 표면을 향해 내려간다. 대기권 진입 때의 마찰열을 견디기 위해 특수 단열재를 입혔고, 낙하산 3개가 차례로 펴지면서 마지막에는 낙하 속도를 시속 20~24㎞까지 낮춘다. 호이겐스는 낙하하는 동안 3개의 특수 회전 카메라를 통해 주변 모습을 750~1100장 찍으면서 대기 상태와 성분 및 풍속 등을 측정한다. 이 정보들은 모선 카시니를 거쳐 빠르면 15일 0시14분쯤 지구에 전송될 예정이라고 미 항공우주국이 밝혔다. 호이겐스의 착륙 후 행방은 타이탄 표면 상태 등 여러 가지 변수가 있어 정확한 예상이 힘든 상태다.
17세기 타이탄 위성을 발견한 네덜란드 천문학자 호이겐스의 이름을 딴 탐사선의 임무는 타이탄의 대기 성분 등을 조사해 생명체의 기원을 알려줄 만한 단서를 찾는 것이다. 모선 카시니는 토성의 고리 사이에 간극이 있다는 걸 발견한 이탈리아 태생의 프랑스 천문학자 이름을 땄다.
태양에서 6번째로 멀리 떨어진 토성의 위성인 타이탄은 태양계에서 짙은 대기층이 확인된 유일한 행성이다. 지구보다 대기층이 1.5배 정도 두껍다. 질소·메탄·탄소 함유 유기물로 구성된 것으로 보이는 대기는 46억년 전 지구의 탄생 무렵과 유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표면이 고체인지 액체 상태인지도 알려져 있지 않고 약 -180도의 저온에 메탄·에탄가스가 바다를 이루고 있을 거란 관측도 있다. 이 때문에 학자들은 생명체의 기원을 알려 줄 단서를 찾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모선 카시니는 미 항공우주국이, 탐사선 호이겐스는 유럽우주국(ERA)이 만든 작품으로 33억원의 비용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