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택환 교수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나 MRI 조영제의 구성성분인 나노(10억분의 1m) 입자를 기존보다 1000배 싼 비용으로 1000배 많은 양을 생산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 개발됐다.

서울대 공대 응용화학부 현택환(玄澤煥·39) 교수는 28일 "10㎚ 크기의 균일한 자성(磁性) 산화철을 2~3시간에 40g이나 만드는 데 성공했다"면서 "현재 이 크기의 나노 입자는 한 번에 수g밖에 만들지 못해 가격이 10만~200만원선에 달하지만 이번 소요 비용은 g당 불과 250원"이라고 밝혔다. 현 교수는 "원료 대량 생산문제는 해결됐으며, 실험실이 아니라 대량 생산공정이라면 한 번에 수㎏씩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나노 입자는 테라비트(1조비트)급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나 반도체 생산공정용 연마제, 바이오 센서, 차세대 디스플레이 등에도 응용할 수 있다. 테라비트급 저장매체는 동전 하나의 크기에 CD 1500장 분량의 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

연구팀은 "철 원자와 염소·물 분자들이 결합돼 있는 원료 물질에 열을 가해 나노 입자의 핵이 될 철 원자를 분리시켰으며, 여기에 다시 분리된 철 원자들을 달라붙게 해 원하는 크기의 나노 입자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현 교수는 "기존에는 핵이 계속해서 만들어져 최종 합성물의 크기가 들쭉날쭉했다"며 "이번에는 핵을 같은 시간에 단 한 번만 형성되게 함으로써 입자의 크기가 모두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원료 물질만 바꾸면 망간이나 코발트, 아연 등으로 이뤄진, 용도가 다른 다양한 나노 입자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번 연구에는 서울대 재료공학과 황농문 교수와 포항공대 박재훈 교수, 성균관대 박제근 교수도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