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은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인하한 후 예금 금리는 즉각 인하하면서도 대출금리를 내리는 데 최대한 시간을 끌고 있다. 이에 따라 금리 인하의 부담을 소비자들에게 고스란히 전가시키는 것은 물론 은행이 금리 차익을 놓고 장사를 하는 것은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한국은행이 콜금리(금융기관 간 하루짜리 자금거래 금리)를 인하한 직후인 15일부터 일제히 정기예금과 수시입출금식예금(MMDA) 상품의 금리를 0.1%~0.25% 포인트씩 내렸다. 반면에 신용대출과 같은 고정금리형 대출상품의 금리는 내리지 않고 있어 신규 고객들은 여전히 기존의 높은 이자를 주고 은행에서 돈을 빌리고 있는 형편이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 8월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하조치 직후에도 벌어졌다. 당시 은행들은 콜금리 인하 직후 예금금리를 내렸지만, 대출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한국은행총재가 직접 은행장들에게 부탁해야할 정도로 소극적이었다. 그 결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 2.12%였던 신규 예금과 대출 간의 금리차이는 8월 2.15%, 9월 2.23%로 계속 상승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금리를 늦게 내릴수록 은행에겐 이익이 돌아오기 때문에 하루라도 늦게 내리려고 하다보니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고위관계자도 "지금 은행들은 어느 은행이 대출금리를 먼저 내릴지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은행이 대출금리를 늦게 내려서 이익을 보고 있다는 의견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LG투자증권 조병문 연구원은 "기존대출의 60~70%가 변동금리부 대출이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이자는 자동적으로 떨어진다"고 말했다. 또 시중은행 대출 담당자들도 "현재 금리변화가 은행의 전체손익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 중이며, 결과가 나오는 대로 대출금리인하를 결정할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