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에서 출시한 테스크탑용 64비트 CPU인 애슬론64.

지난 1995년 이후 데스크톱 컴퓨터 시장을 지배해온 32비트 CPU가 서서히 64비트 CPU에 자리를 내줄 준비를 하고 있다. AMD가 지난 2003년 가장 먼저 데스크톱용 64비트 CPU를 출시했다. 또 올해 인텔이 비공식적으로 64비트를 지원하는 펜티엄4 CPU를 제조업체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기존의 32비트 CPU가 처리할 수 있는 한계가 왔기 때문에 CPU 제조업체들이 64비트 CPU를 내놓고 있는 것이다.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 서버에서는 오래 전부터 64비트 CPU가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일반 데스크톱용 64비트 CPU가 등장한 것은 비교적 최근이다.

일반적인 프로그램은 32비트로도 무난히 처리가 가능하다. 그러나 그래픽 편집 소프트웨어나 설계 작업용 소프트웨어, 화려한 그래픽의 게임은 이미 32비트 CPU로는 처리하기 힘든 실정이다.

64비트 CPU의 장점은 무엇일까? 단순하게 계산해 보면 CPU가 한번에 처리할 수 있는 데이터량이 2의 32승(4,294,967,296)에서 2의 64승(18,446,744,073,551,616)으로 늘어난다. 기존에 32비트로 여러 번에 나눠서 처리해야 하는 작업이 한 번에 처리가 가능해진다는 의미다. 작업 형태에 따라서 32비트 CPU와 동일한 성능을 낼 수도 있지만 어떤 경우에는 성능이 몇 배나 높아진다.

64비트 CPU는 큰 이점을 가지고 있지만 이를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64비트 환경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64비트 CPU와 64비트 OS, 64비트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실제로 인텔에서 32비트 CPU인 386을 처음 출시했을 때가 1995년이었으며 이를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기까지는 대략 10년의 시간이 걸렸다. 윈도95가 출시되어서야 32비트 CPU가 제 성능을 발휘했다. 전문가들은 64비트 컴퓨터가, 32비트 컴퓨터가 자리를 잡을 때 걸린 시간보다는 짧은 기간 안에 일반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윈도XP 64비트 버전이 내년 초 출시될 전망이며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는 업체도 많기 때문이다. 데스크톱용 64비트 CPU를 부정적으로 보던 인텔이 지금은 상당히 적극적으로 64비트 CPU시대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도 64비트 컴퓨터 시대의 전망을 밝게 한다.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64비트 CPU를 실은 데스크톱 컴퓨터를 만드는 업체가 많지 않다. 삼보컴퓨터만이 64비트 CPU인 AMD 애슬론64를 장착한 PC를 출시한 상태다. 그러나 이 제품도 OS는 32비트인 윈도XP를 설치했기 때문에 제 성능이 나지는 않는다. 그러나 64비트용 윈도XP가 출시되는 내년쯤에는 64비트 CPU를 장착한 PC가 본격적으로 판매될 전망이다.

(케이벤치 이관헌 이사 ehunn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