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월드 사이버 게임즈(WCG) 2004가 지난 11일 막을 내렸다. e-스포츠계의 올림픽을 표방하고 있는 이 대회에서 한국 대표팀은 59개 참가국 가운데 종합 2위를 기록했다. 한국 대표팀은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따냈지만 금메달 3개와 동메달 1개를 획득한 네덜란드에 순위에서 밀렸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WCG는 문화관광부가 후원하고 삼성전자가 공식 후원하는 행사로 스타크래프트·워크래프트·카운터스트라이크·피파 2004 등 8개 PC 게임의 세계 최강자를 가리는 대회다. 지난 2000년 첫 대회에는 17개 국가에서 약 1만명이 예선과 본선에 참여했다.

한국 대표팀은 사상 처음으로 해외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 8개 정식 종목 가운데 스타크래프트·피파 2004에서 금메달을 따냈고, 워크래프트3·니드 포 스피드에서 은메달, 카운터 스트라이크에서 동메달을 얻었다. 올해 WCG 2004는 전 세계 59개국에서 615명의 선수단이 참가해 질적·양적으로 성장한 모습을 보였으며, 선수들 기량 또한 지난해보다 한층 높아져 수준 높은 경기가 진행됐다.

미국 현지 언론 매체들은 새로운 사이버문화 현상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뉴욕타임스는 WCG 대회를 2페이지에 걸쳐 소개했다. 또 CNN·새너제이 머큐리·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보스턴 글로브 등 현지 유력 매체들이 새로운 사이버문화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언론뿐 아니라 현지 지식인들도 새로운 문화 현상에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예를 들어 스탠퍼드대학 컴퓨터역사학과 핸리 로우드(Henry Lowood) 교수가 수업을 포기하면서까지 심판장으로 자원봉사에 나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언론의 뜨거운 관심과는 달리 직접 행사장을 찾은 사람은 예상보다 적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의 자회사로 행사를 주관하는 ICM은 입장권이 모두 3만6000장 팔렸다고 밝혔으나 현장을 지켜 본 관계자들은 실제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이 1만여명 정도라고 평가하고 있다.

허술한 준비로 인한 문제점도 드러났다. ICM은 당초 이번 대회에 63개국 700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선수들이 미국 입국 비자를 받지 못하는 등 여러 이유로 이란·그루지야·베트남·페루 대표단이 불참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또 WCG대회 기간 중 열린 게임 콘퍼런스와 게임 전시회도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콘퍼런스 참가자는 100명에도 미치지 못했고, 대회 후원사가 중심이 됐던 게임 전시회 전시장 또한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대회 추진위원장인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은 "처음 대회를 후원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한국에서만 여는 '우물 안 개구리 행사'는 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며 "앞으로는 세 번은 해외에서, 한 번은 한국에서 여는 방식으로 대회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WCG를 올림픽이나 월드컵 같은 세계적 행사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WCG 조직위원회는 폐막식에 이어 2005년 대회 개최지인 싱가포르시에 WCG 대회기를 전달하는 'CU@WCG2005' 행사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