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 주식들 씨가 말라간다.'
지속적인 외국인 순매수와 최대주주들의 지분 확대, 그리고 자사주 매입으로 인해 시장에서 우량주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유통주식 수가 감소하면서 적은 규모의 매수세나 매도세에도 주가가 쉽게 출렁거리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413개 상장기업의 유통주식 수 비중은 지난해 말 41.80%에서 37.77%(20일 기준)로 4.03%포인트 줄었다. 지난 2002년 말 대비로는 8.89%포인트나 감소했다. 유통주식 수가 줄어든 가장 큰 원인은 장기투자를 기본으로 삼는 외국인들의 공격적인 매수세 때문이다.
최근 들어 경영권 위협 사례가 빈발하면서 최대주주들이 주식보유 비중을 늘린 것도 유통주식 수 감소에 기여했다.
유통주식 수란 전체 상장주식 수에서 최대주주(특수관계인 포함)와 외국인 보유주식 수를 뺀 것이다. 특정인이나 기관에 주식이 묶여 있지 않고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실제 사거나 팔 수 있는 물량을 뜻한다.
유통주식수 비중이 10% 미만인 종목은 INI스틸(3.92%),롯데제과(4.66%), 넥상스코리아(5.42%), 신도리코(5.81%), 극동전선(5.88%), 롯데칠성(6.06%), 태평양(7.51%) 등 14개 종목에 달했다.
김석중 굿모닝신한증권 부사장은 "시장에서 거래되는 종목들이 업종대표주로 압축되는 '니프티 피프티(nifty fifty)' 현상이 심화되면서 유통주식 수가 급속하게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니프티 피프티'란 지난 70년대 초반 미국 증시에서 시황과 상관없이 시가총액 상위 50종목에 거래가 집중되며 주가가 급등했던 현상을 말한다.
국내 증시에도 삼성전자, POSCO, 현대차, 신세계 등 우량주 중심으로 거래가 압축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LG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 1개월 사이에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종목들의 유통주식 수 비중은 지난 3월 말 31.89%에서 19.07%(8월 말)로 12.82%포인트 감소했다. POSCO와 현대차가 각각 6.95%포인트와 13.31%포인트씩 감소하고 SK는 21.05%포인트나 줄었다.
이윤학 LG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장세는 주식 수요가 증가한 것이 아닌 주식 공급 물량이 줄어 주가가 상승하는 수급(需給)장세"라며 "유통주식 수 감소는 단기적인 주가 상승을 가져올 수 있지만 추세적으로 시장 반전을 가져오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석중 부사장은 "액면 분할을 통해 유통주식 수를 늘려야 개인투자자들이 우량주식에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