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되면 모두들 지평선에서 달이 떠오르기를 기다린다. 밤새 떠있을 달이지만 아무래도 지평선을 막 벗어난 달이 가장 커 보이기 때문에 이때 소원을 빌게 된다. 그런데 같은 날 달이 커졌다 줄었다 할 리는 없는데 왜 중천에 뜬 보름달보다 지평선 위로 막 떠오르는 보름달이 더 커 보일까.

흔히 지평선의 보름달이 커 보이는 것은 빛의 굴절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한국천문연구원 김봉규 박사는 "빛의 굴절 때문이라면 상식과 달리 지평선의 달이 더 작게 보여야 한다"고 말한다.

지평선 가까이 있는 달의 아래에서 온 빛은 위에서 온 빛보다 지구 대기를 더 길게 통과하면서 심하게 굴절된다. 반면에 달의 좌우에서 나란히 들어온 빛은 같은 정도만큼 굴절을 일으키므로 달의 좌우 크기는 변화가 거의 없다. 따라서 달의 아래위가 찌그러져 줄어들어 보인다.

김 박사는 실제로 더 작아 보여야 할 지평선 보름달이 중천 보름달보다 더 커 보이는 것은 "우리 눈의 착시 때문"이라고 말한다. 우리 뇌는 멀리 있는 물체일수록 더 크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아무런 비교대상이 없는 중천의 보름달보다는 지평선에 걸린 달이 더 멀게 느껴진다. 그래서 지평선의 보름달이 더 크게 보인다는 것이다.

이제 아이와 함께 마술을 부려 보자. 첫 단계는 동전을 꺼내 골목에 있는 둥근 반사거울처럼 멀리 있는 둥근 물체 위에 겹치는 것이다. 즉 동전을 그 물체가 같은 크기로 보이는 지점에 둬 뒷물체가 안 보이게 하는 것이다. 그 다음에 동전을 옆으로 치우고 두 물체를 번갈아 살펴보자. 아마도 멀리 있는 물체가 갑자기 커 보일 것이다. 이것이 바로 '거리 착시' 현상이다.

김봉규 박사는 "영화관에서 보는 영화가 텔레비전으로 보는 것보다 웅장하다고 느끼는 것도 마찬가지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화면 크기가 작더라도 텔레비전 앞으로 다가가면 영화관의 스크린과 같은 각도가 나올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크린에서 보는 영화가 더 크고 웅장해 보이는 것은 스크린이 객석에서 멀리 있기 때문이라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