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을 삶은 뒤 날달걀들과 섞고 아이들에게 깨보지 않고 구별해 보라고 하자. 아이들은 달걀을 굴리거나 표면을 만져 보면서 열심히 삶은 달걀을 찾을 것이다. 더 이상 기다리지 못하고 아이들이 손을 들 때 엄마의 과학 마술이 시작된다.

삶은 달걀과 날달걀을 구분하려면 달걀을 눕혀 놓고 돌려보기만 하면 된다. 돌고 있는 달걀을 손가락으로 살짝 눌렀다 바로 뗐을 때 멈추면 삶은 달걀이고, 다시 돌기 시작하면 날달걀이다.

삶은 달걀은 껍질이나 안이 모두 고체 상태여서 옆으로 돌리면 달걀 전체가 한꺼번에 돌게 된다. 그래서 중간에 손가락으로 누르면 달걀 전체가 한꺼번에 멈추기 때문에 손가락을 떼더라도 더 이상 돌지 않는다.

반면 날달걀은 껍질은 고체이지만 안은 액체 상태다. 액체는 고체인 껍질보다 조금 늦게 따라 돈다. 그래서 손가락으로 달걀을 멈춘 시점에 달걀 껍질은 바로 멈추지만 노른자는 계속 돌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바로 손가락을 떼면 액체의 회전력 때문에 다시 달걀이 돌기 시작한다.

신기해하는 아이들에게 이제 좀 더 고난도의 마술을 부려보자. 골라낸 삶은 달걀을 너무 매끄럽지 않은 바닥에 놓고 힘차게 돌려보자. 놀랍게도 달걀이 점점 일어서면서 팽이처럼 도는 것을 볼 수 있다.

달걀이 일어선다는 것은 무게중심이 위로 올라간다는 뜻이다. 그러나 중력은 자연적으로 무게중심이 위로 가게 하지 않는다. 30년 동안 과학자들을 괴롭혀온 이 ‘회전 달걀의 패러독스’는 지난 2002년 영국과 일본의 과학자들에 의해 밝혀졌다.

달걀은 한 점을 중심으로 돌지 않고 약간씩 미끄러진다. 이렇게 되면 바닥과의 마찰 때문에 도는 힘이 약해진다. 그래서 달걀이 바닥과 접촉한 지점이 달걀의 무게중심에서 벗어나게 되면서 달걀의 회전이 뒤틀어진다는 것이다. 결국 달걀은 무거운 쪽으로 기울어져 돌다가 점점 일어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