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들 사이에서 부자 고객을 상대하는 프라이빗 뱅커(PB)가 새로운 인기 직종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달 신한은행 개인고객본부 신규 직원 채용에서 서류 전형을 통과해 면접을 치른 214명 중 90% 이상이 은행 입행 후 PB 영업을 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예전에는 기획·국제 업무를 하고 싶다는 대답이 대부분이었다. 면접을 본 임원들은 "은행원을 뽑는지 PB본부 직원을 뽑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지난 5월 신한은행이 기존 행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PB 공모에도 49명 모집에 200여명이 지원, 4대1이 넘는 경쟁률을 보였다. 하나은행의 행내 PB 공모에도 47명 모집에 500명이 몰려 10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2~3년 전만 해도 경쟁률이 2~3대1에 불과했다. 제일은행은 행내에서 PB가 되기 위한 경쟁이 너무 치열해 금융자산관리사 자격증 소유자로 자격을 제한했음에도 불구하고 4명 모집에 20여명이 몰렸다.
금융기관의 위탁을 받아 PB 교육을 시키는 금융연수원에서도 PB 관련 교육을 받은 사람은 지난 16일까지 260명으로, 올해 계획 인원 218명을 이미 넘어섰다. 금융연수원은 연말까지 500여명이 PB 관련 강좌를 수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작년(359명)에 비해 40%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경향은 최근 은행원 사이에서 PB 영업 경험을 통해 부동산·펀드 등 전문 영역을 개척하고 스페셜리스트(전문가)가 되려는 욕구가 강해지고 있기 때문. 또 하나은행 등이 PB에 대해 성과급을 도입함으로써 은행원도 PB가 되면 억대 연봉이 가능하게 된 영향도 있다. 신한은행 PB사업부 한상언 팀장은 "과거 은행원의 '꽃'이 지점장이었다면 요새는 은행원들 사이에서 PB가 은행원의 '꽃'이라고 불린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 하나은행 김승유 행장은 지난달 초 행내 PB 대상 연수에서 "은행에서 은행장 할 생각하지 말고, 부자 고객과의 유대 관계를 재산으로 삼아 나중에 사모주식펀드를 만들어 사장 할 생각하라"고 충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