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로 대표되는 IT(정보기술) 업종의 하반기 주식 기상도는 '흐림'이다. 그동안 상대적인 활황을 보여왔던 반도체와 휴대전화, 디지털가전 제품이 일제히 가격 하락과 공급 초과 조짐으로 고생할 것으로 보인다. 휴대전화나 디지털TV 등 일부 제품의 경우 수출 부문에서 꾸준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대만 등 경쟁국가와의 경쟁이 격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최근 1~2년간의 호경기를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IT경기 전망은 ▲IT제품의 주기적 교체 및 신규수요 창출 여부와 ▲공급업체의 투자와 마케팅전략에 따른 공급측면으로 나눠서 살펴볼 수 있다. 현대증권 김장열 연구원은 "PC산업이 2003~2004년 2년 연속 10%가 넘는 고성장을 벌여왔지만, 2005년 이후엔 성장세가 주춤해질 것으로 보인다"라며 "고공행진을 벌였던 LCD(액정표시장치) 가격도 올해 하반기 이후 하락세로 접어드는 등 IT경기의 둔화 조짐이 뚜렷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 금리인상과 중국 긴축, 고유가 등 3대 악재가 당장 IT경기와 연관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에도 불구하고, 소득 감소와 소비심리 위축으로 인해 IT제품 중에서도 고부가가치 상품인 디지털TV의 수요를 감소시키는 등 간접적인 영향을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대우증권 정창원 연구원은 "반도체 경기가 6월 중순 이후 성수기에 진입하는만큼 일시적인 반도체 가격 상승은 기대할 수 있지만, 업체들이 빠른 속도로 생산시설을 증설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4분기 이후부터 반도체 경기 하강 국면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특히 휴대전화의 경우 노키아가 실지 회복을 노리고 공격적인 가격하락과 신모델 개발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휴대전화 업체들의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는 분석이다.
전체적인 IT경기가 하락 국면에 접어들더라도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은 꾸준한 실적을 올릴 수 있다는 낙관론도 만만치 않다. 우리증권 유제우 연구원은 "PDP(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 등 IT제품들의 단가가 하락하지만, 하반기 이후 올림픽 특수 등을 감안하면 가격 하락을 판매 증가로 일정 부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며 "휴대전화도 한발 앞선 신제품 개발로 가격 하락 압력을 어느 정도는 극복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들의 원가 절감노력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으로 지적되고 있다. LG투자증권 구희진 연구원은 "2005년 IT제품들의 수급 상황이 올해보다 악화되면서 원가 절감만으로 커버될 정도는 아니다"라면서도 "프리미엄급 제품을 보다 낮은 원가로 생산할 수 있는 업체의 경우엔 수익성이 훨씬 덜 나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