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의 주축 플레이어인 개인투자자들의 증시 외면 현상이 심해지고 있는 데다 코스닥기업의 대종을 이루는 IT(정보기술)업종의 실적 전망에 대한 논란이 뜨겁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코스닥에 등록한지 몇 달밖에 안된 기업이 퇴출 위기에 몰리는 경우까지 발생해 코스닥기업의 신뢰가 크게 떨어졌다. 이 때문에 하반기 중 통합거래소가 출범할 경우 코스닥시장이 '거래소시장 2중대'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15일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3.59포인트(0.96%) 올라 엿새 만에 상승세를 보였지만, 이날 상승폭은 거래소시장 종합주가지수 상승 폭(13.31포인트, 1.80%)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지난 14일에도 코스닥지수는 3.12%나 빠진 반면, 종합주가지수 하락률은 1.70%에 불과했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5월 초만해도 10조원을 넘어섰던 증권사 고객예탁금이 불과 한 달여 만에 8조원대로 떨어지는 등 개인투자자들의 증시이탈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코스닥시장이 거래소시장보다 더 크게 타격을 입고 있다"고 말했다.

IT기업들이 중심을 이루고 있는 코스닥기업들의 실적에 대한 전망도 크게 엇갈리면서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악화시키고 있다. 지난 14일 골드만삭스가 외국계증권사로는 처음으로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종전 71만5000원에서 56만3000원으로 낮췄다. 삼성전자로 대표되는 국내 IT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그만큼 불안해졌다는 의미다. 우리증권 신성호 상무는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IT업종의 실적 전망이 엇갈리는 것 자체가 투자자들에게는 부담스러운 대목"이라며 "코스닥 내 IT기업들의 주가는 당분간 삼성전자의 주가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닥시장의 위기는 이미 연초부터 시작됐다. 연초부터 코스닥기업들의 부도 및 공금횡령 사건이 잇달아 터지면서 투자자들의 신뢰가 바닥까지 떨어졌다. 지난 3월 사업보고서 제출기간에는 감사의견 거절로 인한 '퇴출주의보'가 투자자들의 등골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코스닥시장 전체 시가총액의 9% 가까이를 차지했던 KTF가 지난 4월 29일 거래소시장으로 이전(移轉) 상장하고, 작년 9월과 12월에는 강원랜드와 기업은행이 거래소로 옮아오는 등 대표적인 기업들의 탈(脫)코스닥 러시도 시장 분위기를 떨어뜨린 요인이다.

특히 작년 11월 등록한 한국툰붐이 등록 6개월 만인 지난 5월 31일에 자금악화설로 인해 거래가 중단되는 사태까지 벌어지면서 코스닥시장 관리 체계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대두됐다.

모 증권사 고위 임원은 "일부 부실기업들이 코스닥시장 이미지를 깎아내리면서 코스닥기업 전체가 저평가받고 있다"며 "통합거래소 출범 이후에도 성장기업을 위한 주식시장이라는 이미지를 유지할 수 있을까 의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