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채소나 과일에 벌레가 먹은 것 같아도 "유기농"이라고 말하면 반긴다. 건강한 몸을 추구하는 바람이 유기농, 친환경 먹거리에 대한 수요를 증폭시키고 있다. 여기저기서 '유기농'이란 말을 붙이고 있지만 사실은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그 이름을 얻을 수 있다. 미국에서 손꼽히는 유기농 건강보조식품업체(뉴트리라이트사)의 레이크뷰 농장을 찾아가 봤다.

미국 캘리포니아 레이크뷰 농장의 한쪽 밭에서 연구원들이 시험재배 중인 아세로라 체리, 알팔파, 물냉이, 파슬리, 브로콜리 등을 살펴보고 있다. 뉴트리라이트 제공

레이크뷰 농장에 들어서자 끝이 보이지 않는 푸른 알팔파가 하늘까지 물들이고 있었다. 1953년에 세워진 레이크뷰 농장은 수천년 전 호수가 있던 지역으로 본래 비옥한 토양을 가진 곳이다. 농경지 실면적만 640에이커(약 78만평)에 달하는 이곳은 알팔파·브로콜리·당근·파슬리·시금치의 천국.

이곳의 유기농 재배는 '좋은 흙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한다. 기존 토양의 광물을 분석해 부족한 유기물질을 보충하는 것. 이때도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재배한 농작물에서 필요한 영양소만 추출하고 남은 유기물질에 물과 영양소를 주어 4~6개월간 미생물에 의해 분해시킨 것을 거름으로 사용한다고 한다. 1000t의 식물에서 영양소를 추출한 뒤 900t을 환원하는 셈이다. 농장 관계자는 "땅에서 얻은 것을 땅으로 돌려보내는 것"이라며 "우리가 흙을 잘 돌보면 흙이 우리를 돌볼 것이라는 말을 믿는다"고 말했다.

농약을 쓰지 않았다고 해도, 땅속 깊숙이 화학비료가 남아 있다거나 근처 밭에서 농약가루가 날아온다면 진정한 유기농 제품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레이크뷰 농장은 바람이 강해도 농약이 날아오지 못하도록 인근 밭과 충분한 거리를 두고 있다. '유기농'이란 말이 식탁의 화두로 오르기 수십년 전부터 각종 농작물 재배에 최적의 기후 및 토양 조건을 갖춘 곳을 물색했다고 한다.

레이크뷰에도 해충과 잡초가 없을 리 없다. 그러나 이들은 농약 대신 진딧물과 멸구의 천적인 무당벌레와 지렁이 등을 배양해 땅에 뿌린다. 파종 전엔 땅에 비닐을 씌워 태양열로 살균함으로써 벌초하고, 수확이 끝난 겨울엔 이웃농장의 양 수천마리를 풀어 잡초를 뜯어먹게 한다. 새를 쫓기 위해선 음악을 틀고 셀로판테이프를 달고 허수아비를 세우는 식의 원시적인 방법을 쓴다. 풀잠자리가 통제불능으로 번성하면? 없어질 때까지 그냥 둔다고 한다. 농장의 알팔파는 줄기 윗부분을 1년에 8~9차례나 수확한다. 대신 해충이 늘기 전에, 영양소가 줄기 전에 수확시기를 잡는다.

식물 영양소에 대한 연구는 첨단연구기관 못지않다. 농장 내 비닐하우스에서는 유기물 토양과 화학비료 토양에서의 식물 성장을 비교하는 등의 실험이 활발하다. 부설기관인 뉴트리라이트건강연구소에는 20여명의 과학자를 비롯한 100여명의 연구원들이 각국 대학과 협력해 임상연구를 하고 있다.

뉴트리라이트 연구원인 피트 디버스씨는 "화학원료로 키운 식물은 인공에너지를 내지만, 자연의 기운을 받고 자란 식물은 자연에너지를 지닌다고 믿는다"며 "자연과 상생하는 것이야말로 웰빙의 핵심"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