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장이 계속되는 악재로 큰 어려움을 겪으면서 투자자들의 손실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17일 코스닥 시장은 14개월 전 주가로 뒷걸음질쳤다. 이날 코스닥지수(375.75)는 작년 3월 19일(367.7)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하락폭(29.18)과 하락률(7.21%)은 모두 연중 최고치였고, 각각 2002년 7월 22일(38.6), 2002년 6월 26일(8.48%) 이후 가장 컸다. 다음·NHN·플레너스· LG홈쇼핑·CJ홈쇼핑·지식발전소·웹젠 등 주요 대표주들은 일제히 하한가까지 추락했다.
전문가들은 중국과 미국의 경제 위축 우려가 이어지고 유가의 고공 행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아시아 증시의 동반 하락이 투자자 불안 심리에 불을 질렀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코스닥 시장은 거래소보다도 수급 기반이 취약하다는 고질적 약점이 다시 노출되면서, 공황에 가까운 투매 양상을 보였다는 분석이다.
일부에서는 코스닥 시장의 구조적 문제점 때문에, 당분간 기술적 지지선을 거론하기 힘들다는 비관론까지 내놓았다.
굿모닝신한증권 박동명 애널리스트는 "기술적 반등이라는 브레이크가 거의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 외국인들마저 코스닥에서 손절매 물량을 내놓는 양상"이라며 "그나마 일부 우량주를 중심으로 투자하던 외국인들이 떠나면 코스닥시장은 큰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KTF를 비롯, 강원랜드·엔씨소프트·기업은행·SBS 등 대형 종목들이 거래소로 옮겨가면서 코스닥을 받쳐줄 수요 기반이 엷어진 것도 코스닥 급락의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한화증권 민상일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이나 기관이 투자할 대형주가 거래소로 이전함에 따라 시장에 대한 믿음이 줄어들었고, 그만큼 코스닥이 불안 심리와 악재의 타격을 더 크게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내년 1월 말로 예정된 거래소·코스닥·선물 거래소의 통합이 코스닥 시장의 발목을 잡는다는 분석도 나왔다. 굿모닝신한의 박동명 애널리스트는 "캐나다와 호주에서 거래소가 통합된 이후 주가가 상대적으로 고평가된 시장은 하락세를 보였던 전례가 있다"며 "이는 코스닥에 대한 불안 심리를 가중시키는 심리적 원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코스닥 지수가 떨어질 만큼 떨어졌으므로 이제 반등을 기대해볼 만하다는 낙관론도 만만치 않다.
삼성증권 손범규 연구위원은 "코스닥은 결국 2003년 이후의 상승세를 거의 다 털어낸 셈"이라며 "종목별로 실적과 사업모델이 우수한 기업을 골라서 신중한 저가 매수를 노릴 만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LG투자증권 서정광 애널리스트는 "기술적으로 보면 작년 3월의 바닥권 상황과 비슷한 과매도 신호가 나오고 있다"며 "지금 코스닥 종목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는 투매에 나서기보다 반등을 노리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