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그로폰테 이사장

"디지털 산업이 나아갈 길은 단순하고 일반적인 상식만 있으면 쓸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입니다."

SBS 주최 서울디지털포럼에 참석한 니콜라스 네그로폰테 미국 MIT 미디어랩 이사장은 7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정체기를 맞은 디지털 산업이 다시 살아날 길은 다루기 쉽고, 쓰기 편한 제품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그로폰테는 지난 95년 디지털 시대의 도래를 알린 저서 '디지털이다'(Being Digital)를 펴낸 인물. '아톰(원자)이 지배하던 시대는 가고 비트(정보)의 시대가 왔다'는 논리를 펼쳐 '디지털 전도사'란 별명을 얻었다.

그는 "그동안 고속 성장해 온 디지털 산업이 성장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며 "예를 들어 지금까지 디지털 산업을 이끌어 온 휴대폰과 PC가 위기를 맞았다"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운영체제 윈도는 점점 똑똑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너무 똑똑해져 보통 사람들이 사용하기에 불편할 지경입니다. 또 새로운 윈도가 나올 때마다 실행 속도가 떨어지고 시스템은 점차 불안해집니다. MS의 윈도뿐 아니라 모든 소프트웨어가 그런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 휴대폰이 MP3플레이어와 카메라 등의 다양한 부가기능을 삼키는 데서 보듯, 너무 다양한 기능이 오히려 문제라고 네그로폰테 이사장은 지적했다. 보통사람들은 새로운 기능의 편리함보다는 자기가 필요하지 않은 기능까지 알아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네그로폰테 이사장은 "앞으로 디지털 제품의 성패를 결정하는 것은 기능이 아니라 단순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의 디지털화는 천재들의 머리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상식' 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