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시장을 석권한 국내 온라인게임 업계가 미국·유럽 시장에 새로 도전하고 있다. 국내 최대의 온라인게임 업체인 엔씨소프트는 지난달 28일 미국에서 자사(自社)의 온라인게임 '리니지2' 상용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올해 2월부터 미국 전역에서 온라인게임 소프트웨어 및 1개월 이용권을 합친 '리니지2' 패키지를 49.99달러에 발매한 지 두달여 만의 일이다. '리니지2' 패키지는 두달 만에 미국에서 모두 5만여장이 팔렸다. 또 '리니지2'와 같은 날 발매한 온라인게임 '시티 오브 히어로(City of Hero)' 역시 비슷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엔씨소프트는 이번 미국 시장 진출의 여세를 5월 세계적인 게임 전시회 'E3'에서 이어갈 예정이다. LA에서 열리는 E3에서 엔씨소프트는 470억원을 주고 영입한 리처드 게리엇 등 미국 개발진이 3년여 동안 개발한 신작 '타불라 라싸'를 선보이며 미국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다.

온라인게임 '라그나로크'로 아시아 시장을 휩쓴 그라비티도 지난달 15일부터 독일·스위스·오스트리아·터키·이탈리아 등 유럽 5개국에서 자사 온라인게임 '라그나로크'의 상용서비스를 시작했다. 또 미국 시장에서는 지난해 6월 상용서비스를 시작, 동시접속자 수 1만5000여명을 기록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그라비티는 하반기부터 영국·프랑스 등 기타 유럽 지역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이 밖에 웹젠 등 다른 주요 온라인게임 업체도 유럽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온라인게임 업체의 미국·유럽 시장 공략은 PC용 게임의 '본고장'이자 가장 큰 시장을 뚫어야 고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는 인식에서 나온 것이다. 지난해 게임산업개발원이 펴낸 게임백서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게임 수출 중 53.3%가 중국 시장에 편중돼 있으며, 미국은 0.1%, 유럽은 11.5%에 불과하다.

이 같은 수출 편중은 아이템 획득보다 팀플레이를 중시하는 등 미국·유럽의 온라인게임 문화가 한국·중국과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또 전통적으로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등 비디오 게임기용 게임이 강세를 보여, PC 온라인게임의 입지가 비교적 좁다. 실제로 엔씨소프트는 리니지2의 전작(前作)인 리니지를 미국 시장에 진출시켰지만 큰 성과를 올리지는 못했다.

그러나 중국 시장이 점차 자국 게임산업의 보호를 위해 한국 온라인게임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온라인게임 업계는 수출시장 다변화가 '발등의 불'이 됐다. 실제로 지난해까지 50%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온 온라인게임 업계의 수출도 올해는 30% 정도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김진석 한국게임산업개발원 과장은 "게임 수출 시장의 편중은 대상 국가의 규제를 부를 우려가 크다"며 "인터넷 보급이 확산되고 있는 거대 시장인 미국·유럽 지역의 공략이 게임업계 전체의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