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이후 강화된 외국인 매수세가 '2차 엔진' 점화에 나설 수 있을까. 미국의 고용 시장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외국인의 돈줄인 미국 증시로의 자금 유입이 다시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최근 대만에서 '팔자'에 나선 외국인 자금이 한국으로 유입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경우, 외국인 매수세의 지속 여부는 중국 경기에 달렸다"고 말한다.
◆신규취업자수 예상치 두배
지난 2일 미국 증시에서는 3월 신규 취업자 수가 30만8000명으로, 당초 예상치(15만명)를 두 배 이상 웃돌았다는 사실이 호재로 작용, 나스닥 지수가 2% 이상 급등하는 랠리가 펼쳐졌다.
월가(街)에서는 "앞으로 몇 주간 증시로 자금이 순유입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들이 이어지면서 3월 중순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미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 규모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대신경제연구소에 따르면, 3월 25일에서 31일까지 1주일 동안 미 주식형 펀드에는 28억달러가 순유입됐다.
특히 신흥시장(이머징마켓)펀드 및 아시아·퍼시픽(일본 제외)펀드도 3주 만에 순유입세로 돌아섰다. 대신경제연구소 성진경 연구원은 "고용지표와 더불어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미 증시에 긍정적인 여건을 형성, 외국인의 매수 확대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3월 거래소 시장의 외국인 순매수액은 1월에 비해 1조원 정도 적은 3조159억원이었지만, 매수 및 매도금액은 각각 12조7424억원, 9조7265억원으로 1월보다 많았다. 매매 규모가 커진 것은 향후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전망이 크게 엇갈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매수세 점화는 중국에 달려"
미래에셋증권 이정호 투자전략실장은 "최근 외국인 매수세는 본질적으로 중국 경제권에 대한 '사자' 성격이 강하다"며 "외국인 매수세 재점화 여부는 중국 경기에 달렸다"고 말했다.
중국 경기를 판단할 수 있는 중요 지표로는 중국의 수입철강 가격이 꼽혔다. 중국 경제성장에서 부동산·SOC(사회간접자본)·파워플랜트 부문이 약 60~70%를 차지하는데, 철강소비량의 70%가 건설 관련 부문에 투입되기 때문이다.
이 실장은 "최근 아시아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가 주춤했던 원인도 중국의 수입 철강 가격이 최근 2개월간 조정을 받았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지난 2일 발표된 중국 냉연 코일 수입 가격이 사상 최고가를 기록, 이에 따른 외국인들의 반응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한편 외국인들은 지난 3월 10일부터 4월 1일까지 한국에서는 9000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대만에서는 4조원 가까이를 순매도했다. 동원증권 김세중 연구원은 "대만의 경우 정정(政情) 불안이라는 일회성 리스크 외에도, 반도체 중심의 대만 정보기술(IT)산업이 작년 말 이후 미국 IT경기 둔화로 정체상태에 빠졌기 때문"이라며 "반면 사업부문이 다각화된 한국은 중국 성장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대만이 외국인 투자제한을 작년에 풀었지만, 실제 글로벌 펀드 내 대만 비중 확대조치는 5월쯤부터 이뤄질 것"이라며 "대만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가 다시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