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지난 1월에 이어 다시 870선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G7회담 이후 다시 유입되고 있는 외국인 매수세가 원동력이다. 그러나 전고점에 근접할수록 주가의 상승 탄력이 둔해지는 양상이다. 이 지수대에 형성된 매물벽이 두터워 이를 뚫기가 만만치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10일 거래소 시장의 종합주가지수는 2.03포인트 오른 866.80으로 마감, 나흘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주가는 장 초반 한때 869.62까지 상승, 지난 전고점(1월 30일 장중 873.61) 돌파 여부에 관심이 쏠렸으나, 이후 곧바로 상승세가 꺾였다.

870선에만 다가서면 주가가 주춤하는 것에 대해 LG투자증권 강현철 연구원은 "870~890대에 두터운 매물벽이 형성돼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강 연구원은 "지난 1988년 이후 종합주가지수의 움직임을 조사한 결과, 700~750 구간에서 거래가 형성된 날이 가장 많았고, 두 번째는 870~890대였다"고 설명했다. 이는 그만큼 이 지수대를 뚫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강 연구원은 "지난해 7~8월 종합주가지수가 720~730선에서 약 두 달간 조정을 받은 점을 감안하면, 870~890 지수대에서도 매물을 소화하기 위한 치열한 매매공방이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기간은 최소 1~2주가 될 것이라는 것이 강 연구원의 설명이다.

미래에셋증권 이정호 투자전략실장은 "870대에는 주로 2002년 1~4월 증시에 들어온 투신권 자금의 환매수요가 몰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전자 등 초대형주들로 환산한 주가지수는 이미 1000을 돌파한 상태여서, 이들 증시 주도주의 경우는 매물 부담이 크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 이 실장의 분석이다.

그러면 870선을 돌파할 수 있는 동력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증시 전문가들은 1월 이후 기업의 실적을 바탕으로 한 상승동력이 소진된 상황에서 결국은 외국인의 추가 매수세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다만 향후 외국인 매수강도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강현철 연구원은 "수급 측면에서 외국인 매수세는 전혀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1월 말에서 2월 초에 걸쳐 외국인들이 약 5000억원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했지만 이는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G7회담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전으로 매수세가 잠시 주춤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미래에셋 이정호 투자전략실장은 "외국인 자금의 유입세는 지난해 11월 이후 기조적으로는 하락세"라고 말했다. 이 실장은 "12월의 경우 싱가포르 투자청 자금의 유입, 1월에는 미국 뮤추얼 펀드의 포트폴리오 조정 과정이라는 특별한 이벤트 때문에 증가했다"고 말했다. 따라서 증시에 새로 자금이 유입될 모멘텀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