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일단 중국 란싱(藍星)그룹과 매각 협상을 진행하기로 결정됨에 따라, 국내 자동차 산업에 큰 파장이 예고되고 있다.
쌍용자동차 채권단과 란싱그룹은 이달 말까지 매각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2∼3개월 정밀 실사를 거쳐 내년 상반기 중 본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란싱그룹은 중국 최대 석유화학 회사로 총 자산 200억위안(약 3조원)에 연간 매출이 100억위안(약 1조5000억원)에 이른다. 란싱은 산하에 중국 군용 지프형차 생산업체인 중차(中車)그룹 등 100여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특히 현대모비스와 합작, 북경현대자동차에서 생산 중인 EF 쏘나타의 뒷범퍼 부품을 납품하는 '북경 모비스 중차'를 갖고 있다.
란싱그룹은 쌍용차를 인수해서 오는 2010년까지 7억달러를 투자, 쌍용차의 생산설비와 연구개발(R&D)을 보강할 계획이다. 여기다 중국 내 판매 및 애프터서비스 망을 1만여개로 늘리는 데 총 3억달러를 추가로 투자, 총 10억달러(1조2000억원)를 투자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란싱측은 현재의 쌍용차 경영진을 그대로 유지하고 직원들의 고용을 승계하겠다고 밝혔다. 란싱그룹은 그동안 중차그룹을 통해 쌍용차와 SUV(스포츠 유틸리티 비이클)의 기술 제휴를 모색해오다 국내 채권단의 쌍용차 매각 방침이 알려지자 인수참여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SUV와 미니밴 등 RV(레저용차) 전문기업을 지향하고 있어 국내의 RV 전문회사인 쌍용차 인수에 적극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쌍용차는 란싱그룹과 함께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쌍용차가 생산중인 렉스턴과 무쏘 코란도같은 레저용 차량(RV)으로 중국 RV시장을 확실하게 장악할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도 파급 효과가 예상된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허완 이사는 "쌍용차가 중국 진출을 본격화해 생산량이 늘어나서, 수익구조가 개선되면 국내 시장에서도 지금보다 공격적인 마케팅이 가능해져 시장판도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현재 연간 18만대인 생산능력을 오는 2007년까지 40만대로 늘릴 방침이다.
하지만 란싱은 자동차 전문기업이 아니고 독자적인 엔진개발 능력도 없다는 점에서 쌍용차 미래를 어둡게 보는 시각도 있다.란싱은 쌍용차보다 자동차 기술력이 훨씬 뒤떨어져 있기 때문에 쌍용차가 향후 차세대 엔진을 확보하고 신차를 개발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지적이다.
여기다 쌍용차 노조가 해외 매각을 반대하고 있어 매각 과정에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