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부동자금을 증시로 유도하기 위해 은행·증권·투신 등 금융권이 공동으로 개발한 '코리아 ELF(주가지수 연계 펀드·KELF)'가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금융권이 일제히 KELF 판매를 시작한 지난 20일에는 김진표 경제부총리와 신동혁 은행연합회장, 오호수 증권업협회장 등 관계 및 금융계 기관장들이 앞다퉈 가입하며 KELF 바람몰이에 나섰지만 현재까지 전체 금융권의 판매 실적은 수십억원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추세대로라면 KELF 판매를 통해 2조~3조원의 부동자금을 증시로 끌어들이려던 당초 정부의 계획과는 달리 총판매 실적이 100원~200억원대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KELF는 은행과 증권사 창구를 통해 다음달 3일까지 판매된다.

어떤 상품인가=KELF는 주가지수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주가지수 연계형 상품이란 점에서 은행권의 주가지수연동예금(ELD)이나 증권사의 주가지수연동증권(ELS)과 비슷하다. 쉽게 말해 주가가 오르면 수익률이 높아지고, 주가가 떨어지면 일부 원금 손해를 볼 수도 있는 구조를 갖고 있다.

KELF는 그러나 채권을 주된 투자 대상으로 삼는 다른 주가지수 연계 상품과 달리 주식 투자 비중이 월등히 높다< 표 참조 >. 예컨대 ELD나 ELS 등 다른 주가지수 연계형 상품은 자산의 90~95% 가량을 안전한 채권에 투자해 원금을 보전하고, 나머지를 주식 관련 파생상품에 투자해 추가적인 수익을 노린다. 반면 성장형 KELF는 주식 투자 비중이 최대 90%에 달하고, 안정형 KELF도 주식에 최고 50% 투자할 수 있다. 이는 KELF의 개발 배경이 증시 부양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즉 실물 주식에는 투자하지 않았던 기존의 다른 주가지수 연계형 상품이 주식시장에 별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판단에 따라 주식 투자 비중을 대폭 늘린 상품이 바로 KELF란 것이다.

왜 인기 없나=KELF는 주식 편입 비중이 높기 때문에 주가 상승기에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지만 원금 보존 가능성이 그만큼 떨어진다는 것이 단점이다. 예컨대 성장형 KELF는 만기 때 주가지수 상승률의 90%를 수익으로 지급하고, 손실률은 최고 -9.4%이다. 또 안정형 KELF는 만기 때 주가지수 상승률의 50%를 수익으로 지급하고, 손실률은 최고 -4.0%로 제한한다.

한 가지 유의할 점은 KELF 투자에서 원금이 보전되기 위해서는 주가가 가입시점보다 일정 수준 올라줘야 한다는 것이다. 가격 변동 폭이 큰 주식 투자 비중이 높다보니 손실률을 제한하기 위해 풋옵션을 사는 비용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성장형 KELF는 만기 때 주가지수가 10.4% 올라야 원금이 보존된다. 안정형도 만기 지수가 8% 이상 올라야 한다. 예를 들어 종합주가지수가 800일 때 KELF에 가입했을 경우 만기 때 종합주가지수가 성장형은 900, 안정형은 880이 돼야 원금 보존이 가능해진다는 얘기다. 반대로 그 이상 주가가 오르면 주가 상승분의 50~90%만큼 수익이 나는 것은 물론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KELF는 주가가 현 수준을 유지한다고 가정할 때 가입과 동시에 손실이 나는 특이한 구조"라며 "판매에 앞장서야 할 증권사 영업직원들도 고객들에게 섣불리 가입하라는 권유를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