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자산에 대한 개인의 부채 비율이 선진국보다 2배 가까이 높아 하반기에도 가계 부채 문제가 그다지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고 한국은행이 전망했다. 또 서울 강남 아파트 가격에 '거품'이 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한은은 5일 '금융안정보고서'에서 "6월 말 현재 가계의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48.2%로 미국·일본·영국 등 주요 선진국들의 20~30%대에 비해 크게 높다"며 "경기 침체 지속으로 실업자·신용불량자가 늘어나고 저축률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국민총소득(GNI) 대비 가계 금융자산 비율은 6월 말 현재 1.6배로 미국(2.9배)·일본(2.8배) 등에 비해 낮으며, 가계 금융자산의 증가세도 작년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개인들의 빚 갚을 능력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에 앞으로 가계 대출을 억제하더라도 신용불량 위험이 여전히 높다고 한은은 경고했다.
한은은 "경기가 더 나빠진다면 소비가 급감해 악(惡)순환의 고리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한은은 은행들의 실적과 관련, "상반기에 SK네트웍스 사태로 어려움을 겪었던 은행들이 하반기에도 신용카드·중소기업 대출의 부실 가능성이 커 경영 실적이 크게 좋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은은 "저금리 시대를 맞아 예대(預貸) 금리의 차이가 커지기 어렵기 때문에 이자 수익에도 한계가 있다"며 "은행별로 신용카드 채권 등 대출 구조에 따라 수익성 격차가 심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은은 또 "9월 서울 강남 아파트의 실질가격이 장기 평균가격(과거 14년 동안의 평균가격)의 1.8배에 달하고 있다"며 "이는 과거 부동산 가격이 한창 올랐던 91년 5월의 1.4배보다 높은 수치로 거품의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박승(朴昇) 한은 총재가 간간이 부동산 가격의 급등에 대해 거론한 적은 있으나 한은이 공식 보고서에서 거품 가능성을 제기한 것은 처음이다.

한은은 "이처럼 실질가격이 장기 평균가격을 크게 상회하는 것은 해당 지역의 주거 환경, 주택수급 상황 등에 따라 가격이 차별화된 데 원인이 있으나 거품의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