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사용자가 3000만명을 돌파하면서 전자파의 인체영향에 대해 일반인과 언론의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그러나 과장된 보도가 나오거나 막연한 불안감만 높아갈 뿐 전자파의 인체에 대한 영향은 아직 많은 논란이 있다.
전기장과 자기장이 변화하며 공간을 통해 전파하는 전자파는 방송 및 통신에 사용되는 전파, 적외선, 가시광선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전자파를 지나치게 쐴 경우 인체에도 영향이 오는데, 지금까지 알려진 것은 크게 4가지.
전자파 에너지에 의해 뜨거운 열이 생기는 열작용, 전자파가 일으키는 유도 전류로 인체가 받는 자극작용, 미약한 전자파가 장기간 누적되는 효과, 그리고 급격한 스파크 방전으로 의한 쇼크 및 화상 등이다.
이 중 열작용이나 자극작용은 주파수에 따라 그 영향이 달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100㎑ 이하 주파수의 전자파는 주로 전류 자극으로 신경계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 국내 휴대전화에 사용되는 10㎒~10㎓ 범위의 전자파는 전류 자극보다는 전신에 열 스트레스를 주거나 과도한 국부가열 현상을 발생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100㎑~10㎒ 범위의 주파수에서는 자극작용과 열작용이 동시에 존재한다. 다만 주파수가 10~300㎓에 이르면 전자파가 인체 내부에 깊이 침투할 수 없기 때문에 신체 표면에서 가열작용을 일으킨다.
열작용이나 전류에 의한 자극작용의 경우 과학적인 연구가 어느 정도 진행돼 있는 편이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를 포함한 각국은 인체보호 기준을 설정해 인체를 충분히 보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편 미약한 전자파에 장기간 노출되었을 때의 영향은 좀더 복잡하다. 주로 보고되는 증상은 뇌 자극을 통한 암 발병 및 촉진, 호르몬 방출의 변화, 치매 같은 신경퇴화성 질병 등이다. 특히 휴대전화를 장시간 사용할 경우 두통, 일반적 불쾌감, 단기적 기억감퇴, 집중력 저하, 어지러움, 메스꺼움, 수면장애 등 다양한 주관적인 증상들이 나타난다.
그러나 지금까지 많은 연구결과들이 서로 모순되는 등 이 문제는 완전히 과학적으로 입증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노출량 평가의 정확성, 객관성, 재현성 여부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아 인체보호 기준에는 아직 반영되고 있지 않다. 발암성 여부도 확실히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다.
이 때문에 세계보건기구에서는 전자파의 인체영향에 대해 과학적이고 객관적이고 신뢰성 있는 연구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1996년부터 국제 EMF(전자기장) 프로젝트를 수행해오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국제 EMF 프로젝트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2004년에는 극저주파수 전자파에 대한, 2007년에는 휴대전화 등 무선주파수 전자파에 대한 건강영향평가서를 발간할 계획이다.
우리나라에서도 2000년부터 휴대전화 전자파의 인체영향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현재 2004년을 목표로 추가 역학연구 및 대규모 동물실험이 진행 중이다.
(백정기 충남대학교 전파공학과교수)
◆백정기(49) 교수는
버지니아 공과대 박사. 한국전자파학회 전자장과생체관계연구회 위원장. 세계보건기구 국제 EMF 프로젝트 한국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