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업들이 실제 자산가치에 비해 시장에서 훨씬 낮게 평가돼,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기업이기 때문에 실제가치보다 저평가 받는 현상)'가 심각한 상황임이 드러났다.
증권거래소는 23일 '주요국 주가순자산비율(PBR) 현황'에서 "우리나라의 주가순자산비율은 1.07로 미국(4.35) 등 다른 나라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주가순자산비율이란 기업의 시가총액을 기업의 순자산가치(자산에서 부채를 뺀 주주몫의 자산)로 나눈 것으로, 이 비율이 낮을수록 기업이 저평가됐다는 뜻이다.
증권거래소 조사결과 10월21일 기준 미국 다우지수 종목의 주가순자산 비율은 4.35였으며 홍콩(항셍지수ㆍ2.69), 싱가포르(스트레이트 타임스지수ㆍ2.34), 일본(닛케이지수ㆍ1.50) 등도 모두 우리나라보다 높았다.
특히 621개 상장종목의 78.9%인 490개 종목의 주가순자산비율은 1에도 못 미쳤다. 이는 우리나라 상장기업 5곳 중 4곳은 기업의 순자산보다도 시가총액이 적다는 뜻으로 저평가 현상이 심각함을 보여준다.
업종별로는 섬유의복산업의 주가순자산비율이 0.39로 가장 낮은 반면 전기전자 업종이 1.75로 가장 높았다. 금융연구원 이지언 박사는 "지배구조 투명성 부족 등 기업자체의 불확실성, 저배당, 정치ㆍ사회적 불안정 등 여러 가지 요인이 국내기업의 저평가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이채원 동원투신 자문운용실장은 "미국의 경우 기업의 주가가 순자산 가치를 밑돌게 되면 곧바로 인수 합병의 타깃이 된다"면서 "국내 M&A(인수ㆍ합병)시장이 발달되지 않아 저평가 기업이 계속 살아남는 현상이 벌어지는 것 같다"고 밝혔다. 주가가 순자산가치를 밑도는 기업은 기업사냥꾼들의 먹이로 전락, 주가보다 높은 가격에 청산이 되는 경우가 많다.
증권거래소는 27일부터 거래소에 상장되는 모든 종목의 주가순자산비율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