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동안 헤매고서야 기업과 학교의 차이를 배웠습니다. "

양재헌(40) 이매직 사장은 게임업계에서 드문 교수 출신 사장이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96년부터 2000년까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산학과 교수를 지냈다. 2000년 온라인 게임업체 이매직을 설립한 그는 현재 교수를 그만두고, 온라인게임 '세피로스'를 통해 국내는 물론 대만·중국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양 사장은 교수에서 기업인으로의 '변신'에 대해 "한마디로 힘들었다"고 말했다. 2000년 회사 설립 때만 해도 양 사장은 자신이 있었다고 한다. KAIST 출신의 고급 개발인력과, 게임 사용자의 접속량에 비해 최대한 효율적으로 서버(종합정보처리 컴퓨터)를 운영할 수 있는 '분산 서버 운영기술'을 갖고 있었기 때문.

그러나 소비자들의 판단은 냉혹했다. 2002년 이매직이 내놓은 온라인 게임 '세피로스'는 일부 매니아층을 제외하고는 찾는 이가 드물었다. 완성도 높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 양 사장은 서비스 시작 6개월 만에 '서비스 중단, 게임 재개발'이라는 극약처방을 내렸다.

"게이머들의 취향 변화가 심한 온라인 게임계에서, 서비스를 일시 멈추면 돌이킬 수 없다며 말리는 이가 많았습니다." 양 사장은 "사실 변변한 매출도 없이 직원들만 다시 고생시키는 것 같아 마음이 편치 못했지만, 소비자와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는 생각에 밀어붙였다"고 털어놨다.

결과적으로 지난 12월 서비스를 재개한 세피로스는 순항을 계속하고 있다. 현재 동시접속자수는 1만5000여명. 지난 3월에는 중국 최대 메신저 서비스 회사 텐센트테크놀로지와 계약금 60만달러, 러닝로열티 매출의 30%를 받고 게임을 수출했다. 중국에서는 10월 중 게임이 유료화될 예정이다. 또 대만의 마야온라인과도 계약금 50만달러에 로열티 30%의 조건으로 게임 수출 계약을 맺었다.

양 사장은 "이매직이 3차원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에서 개발능력을 입증한 것"이라며 "앞으로 롤플레잉 분야의 게임에 주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차기작도 구상에 들어갔다고 양 사장은 덧붙였다.

양 사장은 "아이템 현금 거래 등 일부 부작용만 현명하게 해결한다면, 게임업계의 성장은 계속될 것"이라며 "게임 유통업체·개발사 등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업체 간의 연합으로 회사를 더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