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제일은행에서 700만원을 빌린 남모(34)씨 가족은 뜻하지 않게 가장인 남씨가 사고로 사망하는 불행한 일을 당했다. 하지만 가족들은 빚을 갚을 필요가 없다는 은행측의 설명을 듣고 어리둥절했다. 이유는 남씨가 대출받을 때 '신용보험'에 가입했기 때문이다.
신용보험이란 은행 대출을 받은 사람이 사망하거나 크게 다쳐서 대출금을 갚지 못하게 됐을 때 보험회사가 대신 갚아주는 상품이다. 이달 초 은행에서 보험을 판매하는 방카슈랑스 시대가 본격 개막되면서 실업을 당했을 때도 보험금이 나오는 신용보험 등 다양한 상품이 선보이고 있다.
◆ '방카슈랑스'로 취급 은행 늘어=방카슈랑스 업무가 공식적으로 허용되기 전부터 신한·제일·조흥은행 등이 신용보험 상품을 미리 내놓았다. 작년에 신한은행과 카디프생명이 제휴해 선보인 '세이프론'은 보험료는 따로 내지 않으나 금리가 일반 대출에 비해 연 0.3∼0.4%포인트 더 높다. 제일은행은 ACE화재와 제휴한 '퍼스트지키미론'을 제공하고 있다. 역시 보험료는 없으나 금리를 연 0.4%포인트 추가 부담해야 한다. 조흥은행은 지난달 27일 ACE화재와 '라이프론'을 선보였다. 연 0.4%포인트의 대출금리가 추가된다. 제일·조흥은행은 상해로 인해 50%가 넘는 후유장애가 있는 경우도 보험금을 지급한다.
이달 초 은행에서 보험을 판매하는 방카슈랑스가 시행되면서 다른 은행들도 앞다퉈 신용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현대해상은 하나·외환·대구·전북·광주은행과 제휴했고, ACE화재는 우리·한미·경남은행을 통해 추가적으로 신용보험을 선보이고 있다. 국민은행은 생명보험사는 교보생명, 손해보험사는 LG화재와 계약을 맺고 두 회사의 신용보험을 판매할 계획이다.
일부 손해보험사는 대출고객이 비자발적 실업을 당했을 때도 보험금을 주는 상품을 내놓고 있다. 현대해상은 연간 1만5000원(대출금 1000만원 기준)의 보험료를 더 낸 고객에 대해 가입금액의 10%에 해당하는 실업위로금을 지급하며, LG화재의 경우 고객이 비자발적 퇴직으로 인해 돈을 갚을 수 없게 되면 1년간 대출이자를 책임지는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 가입방법과 조건=신용보험은 은행 대출을 받으면서 가입하는 상품이긴 하지만 대출고객이라고 해서 반드시 가입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고객들의 필요에 따라 선택해서 가입하면 된다. 연간 보험료는 사망·질병·실업 등 보장내용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대출금액의 0.15∼0.4% 수준이다. 1000만원을 빌리는 경우 연간 1만5000∼4만원의 보험료를 이자 외에 추가로 부담하면 된다. 보험료는 일시에 납부하거나 매달 내는 방식 중에서 고를 수 있다. 매달 납부할 때는 이자와 함께 보험료가 빠져나간다고 생각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