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투자정보를 전달하는 데서 벗어나 회사의 전략과 비전을 투자자들에게 구체화시켜 줄 수 있는 IR전문가가 되고 싶습니다.”

삼성증권 이정현(32· 오른쪽 ) 과장과 LG투자증권 김경미(28) 대리, 대우증권 장혜진(26· 왼쪽 )씨는 남자들도 하기 힘들다는 증권사 IR(investor relations) 분야에서 맹활약 중이다.

월 단위, 분기 단위로 발표되는 회사의 실적을 비롯한 중요 경영정보를 투자자들에게 알리고, 현재의 주주뿐 아니라 미래 주주들의 관심사항까지 챙기다 보면 하루 24시간이 부족한 게 IR담당자들의 일과다. 특히 회사의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뉴스가 터져 나오면 IR담당자의 전화는 불이 난다.

“흥분한 투자자들에게 올바른 사실을 전달하고, 이해를 구하는 데에는 오히려 여자라서 좋은 점도 많아요. 최소한 감정적인 대응을 하시지는 않으니까요.”(김경미씨)

특히 증권사 IR담당자들에게는 다른 상장기업의 정보를 묻는 투자자들도 많아 애를 먹는다. 남자 담당자를 바꿔 달라는 투자자들의 전화 역시 당황스럽고 섭섭하다고.

“흔히 IR담당이라고 하면서 ‘왜 주가를 올리지 않느냐’고 따져 묻는 투자자들이 많아요. IR은 회사 가치에 적절한 주가 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활동이지, 주가를 띄우는 역할은 아니라는 점을 이해했으면 합니다.”(이정현씨)

세 사람은 모두 IR이 힘들지만 전문가가 되기 위해 한번 도전해볼 만한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전문적인 재무상식에, 다른 사람과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능력, 그리고 전략적이고 논리적인 사고 능력을 모두 갖춰야만 하는 IR 업무의 종합적인 매력 때문이겠죠.”(장혜진씨)

이정현 과장은 연세대 불문학과를 나와 미국 버클리대에서 MBA(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대우전자를 거쳐 삼성증권 전략기획팀에 합류했다. 김경미 대리는 이화여대 영어교육과와 고려대 국제대학원을 졸업하고, 증권업협회를 거쳐 작년부터 LG투자증권 홍보·IR팀에서 일하고 있다. 장혜진씨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곧바로 대우증권에서 IR을 담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