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학로 근처 '나지트'에서 고객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KTF 남중수 사장

"고객의 중요성은 고전(古典)처럼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국내 2위 이동통신업체인 KTF 남중수(남중수·48) 사장은 매일 서울 강남 사옥에 출근하면 만사를 제쳐 두고 고객 사이트에 접속해 2시간 가량을 보낸다.

또 그는 1주일 중 이틀은 현장에서 고객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외근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 달 21일 남 사장이 선언했던 '근무시간 50% 이상 현장 근무' 약속을 스스로 지키기 위해서다.

"아무리 어렵더라도 휴대전화기 보조금지급과 같은 편법을 사용하지 않고 품질과 애프터서비스 체제를 개선하는 등 고객 만족을 높이는 데 주력하겠습니다."

통신업계에서는 남 사장이 올 2월 KTF 사장에 오르자,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을 상대로 강공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됐었다. KTF의 모회사인 KT 재직 시절 SK텔레콤 사외 이사를 지내면서, 'SK텔레콤 킬러'로 이름을 날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 사장이 취임 후 6개월 만에 꺼낸 카드는 '해브 어 굿타임(Have a good time)'이라는 고객중심의 기업 경영전략. 다른 회사 고객을 빼앗는 일보다 기존 고객의 만족도와 충성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둔 내실 경영책이다.

"기업이 오랫동안 성장하려면 단기 실적보다는 기초 체력 강화에 주력해야 합니다." 남 사장은 "기업의 근본 경쟁력 확보에 초점을 맞춘 전략을 최종 확정하기까지 안팎에서 반대가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정치권을 빰칠 정도로 이전투구가 심한 국내 이동통신판에서 그런 공자님 말씀이 통하겠느냐는 것이다.

실제 국내 이동통신 시장 경쟁은 휴대전화기 대금 일부를 보조해주는 보조금지급 등 각종 편법을 동원해 고객 숫자 부풀리기 경쟁 위주로 진행됐었다. 그러나 이 같은 경쟁구조는 KTF와 LG텔레콤과 같이 자금력이 약한 후발 주자에게는 대규모 부실만 초래했었다.

남 사장의 궁극적인 목표는 기초체력을 튼튼히 다진 다음 전체 시장의 53%를 장악하고 있는 SK텔레콤에 도전하는 것이다. 남 사장은 "어떤 난관이 있더라도 편법에 의존하지 않고, 투명하고 정상적인 방법으로 경쟁하겠다"면서 "정도 경영이 결국은 빛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