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朴昇) 한국은행 총재는 15일 시중·국책은행장이 참석한 금융협의회에서 기업 신용도에 따른 금리 차등폭을 넓혀서라도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확대해 달라고 은행권에 요청했다.

박 총재는 이날 "신용도가 나쁜 기업에 대해 금리를 높여 받으면 은행은 신용도가 떨어지는 기업 대출에 대한 위험을 관리할 수 있고, 기업은 다른 금융기관에서 빌리는 것보다 싸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서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한은 자료에 따르면 중소기업 대출은 매달 4조∼6조원씩 증가해왔으나 지난 6월에는 은행들의 대출심사 강화 등의 영향으로 2조2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은행장들은 이에 대해 "기업이 스스로 평가하는 신용도와 은행이 평가하는 신용도의 차이가 있어 구체적인 차등 금리를 정하기 어렵고, 높은 금리로 돈을 빌린 기업들이 은행에 대해 '고리대금업을 한다'고 비난할 우려가 있어 실제 큰 폭의 차등금리를 적용하기 힘들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장들은 또 "신용보증기금 등에서 보증을 확대하는 방법으로 신용을 보완해 주면 신용도가 낮은 기업에 대해서도 지원이 가능할 것"이라고 제안했다는 것이다.

이날 금융협의회에는 이덕훈 우리은행장, 김승유 하나은행장, 하영구 한미은행장, 신상훈 신한은행장, 이영회 수출입은행장 등 시중·국책은행장 8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