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대표의 이사회 참여를 보장하라, 해외 투자시 노조와 합의하라,
신차 개발시 노조를 참여시켜라…."

현대자동차 노조가 임단협 결렬을 이유로 이틀째 부분파업을 실시한
가운데, 노조측이 제시한 단체협약 개정 요구안을 둘러싸고 노사간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이헌구 노조위원장은 지난 25일 기자회견에서 "회사측이 노조의
요구사항 중 9개만 수용하는 진부한 교섭태도를 보였기 때문에
부분파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회사측은 "노조의 요구사항이 단협개정안과 별도 요구안을
포함해 모두 142개에 이르고, 이 중 상당수는 경영진의 고유권한에
속하는 것이어서 들어주기 어렵다"고 맞받았다.

◆ 경영참여권·생산통제권 요구

현대차 노조가 이번 임·단협에서 제시한 단협 개정 및 별도 요구사항을
보면 이전에 비해 경영참여 요구가 강하게 나타나있다.

노조는 먼저 단협 전문(前文)에서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선언하고,
전문경영인 체제를 확립할 것을 요구했다. 노조 대표가 이사회에
참석토록 할 것과, 노조 대표가 지명하는 사외이사와 감사를 각 2명씩
선임해 줄 것을 주장했다.

또 회사가 취업규칙을 비롯, 임금·인사 등 조합원에게 영향을 미치는
제규정·규칙을 만들거나 변경할 때에는 노조와 사전에 '합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징계위원회도 노·사 각 5명씩 동수로 구성할 것을
요구했다.

노조는 생산과정에 대한 통제권도 강하게 요구했다.

신차종을 개발할 때 프로젝트 명을 조합에 통보하고, 제품의 기획부터
설계·개발·생산까지 노조가 지정한 담당자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현대차' 브랜드로 개발을 완료한 신차종은
국내공장에서 생산해야 하며, 부득이 해외공장에서 생산할 경우 노사
공동위원회를 구성해 심의·의결할 것을 요구했다. 또 신기계·신기술
도입과 인력의 배치와 전환에 관한 사항도 6개월 전에 조합에 통보해 줄
것을 밝혔다.

이와 함께 작업 중 위험이 발생했을 때 작업중지를 할 수 있는 권한을
노조 대의원 대표와 상무집행 간부에게도 부여하라고 주장했다.

회사가 협력업체에 납품대금을 결제할 때에는 60일 이내에 현금으로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또 협력업체에 노사 분규가 발생한 경우에도
조합과 사전합의 없이는 납품받는 물량을 감축하거나 다른 납품회사를
선정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 노조원 복리증진·비정규직 처우개선 요구

노조원이 민주노총과 금속연맹 등 상급단체의 전임자로 일할 때에도 이를
노조 전임자로 보고 임금을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주5일 근무제를 시행할 때에는 현재의 노동조건의 후퇴가 없어야 하며,
토·일요일은 유급휴가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통상임금의 700%인
상여금을 800%로 높이고, 근속연수에 따라 퇴직금 누진제를 도입할 것을
요구했다.

최근 이슈로 떠오른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차별철폐도 단협에서
요구하고 있다.

단협의 적용범위를 현대차의 정규 근로자는 물론, 사내
협력업체(비정규직 근로자 파견업체) 노동자들에게 동일하게 적용할 것을
요구했다. 정규직을 채용할 땐 사내 비정규직 근로자를 40% 이상
포함해야 하고, 비정규직 중 2년 이상 근무한 경우 반드시 정규직으로
전환토록 했다.

노조의 이 같은 요구에 대해 현대차 김동진 사장은 임단협 초기에
"노조의 요구사항이 너무 많고, 도저히 들어줄 수 없는 내용이 상당부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