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노조가 25일 촛불시위를 벌이며 신한지주와 조흥은행노조 간 합의내용에 대해 '원천 무효'를 선언하고, 조흥은행노조는 이에 맞서 반박성명서를 내는 등 조흥은행사태를 둘러싼 신한노조와 조흥노조 간 노·노(勞勞) 갈등이 심각해지고 있다.
신한은행 노조원 2000여명은 이날 밤 은행 본점 로비에서 1시간여 동안 촛불시위를 벌이며 신한지주와 조흥노조 간 합병 합의안에 집단 반발하고 나섰다.
이건희(李建熙) 신한은행 노조위원장은 이날 밤 시위에서 "신한은행노조의 동의 없는 조흥은행과의 합병에 결사 반대한다"며 합의문 원천 무효 신한은행 직원 정서에 반하는 합병에 반대 신한은행 브랜드 고수 등 4개항을 요구했다.
이 위원장은 시위 직후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팔목 비틀기에 의해 강제된 (신한지주와 조흥노조 간) 합의사항은 신한은행의 이해와 요구가 반영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조흥은행노조는 이날 사내 게시판에 성명서를 올려 "(신한노조의 주장은) 노동운동이라는 대의에 부합되지 않음은 물론 조흥은행 직원의 희생을 자신들의 조직을 위해 이용하겠다는 조직이기주의의 발로"라고 반박했다.
조흥은행노조는 또 "신한노조의 합의사항 파기 주장은 '매각 저지'라는 목적을 이루지 못한 조흥은행 직원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행위이며 두 번 죽이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두 노조의 상급 단체로 조흥은행 파업을 지원한 금융노조측은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서로 냉정을 되찾는 시점에 (조흥노조와 신한노조가) 상생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허흥진 노조위원장 등 조흥은행노조 간부들이 파업이 끝난 직후부터 잠적한 상태여서 두 노조 간 의견 조정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허 위원장은 본지 기자에게 "파업 뒷마무리가 되는 대로 경찰에 자진 출두하겠다"고 밝혔다.
/ 김홍수기자 hongsu@chosun.com
/ 김영진기자 helloji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