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일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10일 "한국투자증권과 대한투자증권에
투입된 공적자금은 혼란스런 금융시스템을 복원하기 위한 비용(cost)의
의미가 크다"며 감자(減資·자본금 감소) 요구 방침을 밝혔다.

홍 사장은 "지난 99년 12월부터 2000년 5월까지 양대 투신사에 투입됐던
8조원의 공적자금은, 당시 대우채 환매 제한 조치로 인해 50조원에
달하는 양대 투신사의 자산이 부실화될 위기를 막기 위한 비용이었다"며
"공적자금의 회수에 매달리기보다는 두 증권사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대주주인 정부측에 감자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 사장의 이런 발언은 양대 투신사에 투입됐던 공적자금을 회수할
대상으로 보기보다는 이미 써버린 비용으로 보고, 상당 부분을
포기해달라는 의미로 읽혀지고 있어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홍 사장은
감자 후 자본 규모에 대해서는 사견임을 전제로 대형증권사 수준인
5000억원 이하가 적절하다고 밝혔다. 이 경우 정부가 한투증권에 투입한
공적자금은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다.

홍 사장은 "현재 한투증권의 자본금이 5조원, 대투증권 자본금은 3조원
규모"라며 "자본금이 너무 많다보니 매각이나 합병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고, 150%선을 지키도록 돼 있는 영업용순자본비율도 사실상 맞출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홍 사장은 또 지금 당장 매각이나 합병을 거론하기보다는 경영정상화를
통해 기업가치를 높인 뒤 적절한 시기를 모색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