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기의 소형화를 장점으로 계속 삼을 생각입니다."
어필텔레콤 이가형 사장은 평소 여러 사람 앞에 나서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 사장은 CEO(최고경영자)로서 회사 전략을
안팎에 전파하는 데 열심이다. 94년 무선호출기(일명 삐삐) 제조
벤처회사로 출발한 어필텔레콤이 9년 만에 국내 3위 휴대전화기
제조업체로 발돋움한 데 따른 무게감 때문이다.
"지금까지 만든 제품 중에서 98년도 당시 세계 최소형이었던
휴대전화기(APC-1000)에 가장 애착이 갑니다." 이 사장은
"휴대전화기가 카메라 등 여러 기능을 수용하면서 다시 외형이 커지고
있어 소형화에 수요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면서 "작고 가볍게 만드는
데는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세계 2위 휴대전화기 업체인 모토로라의 CDMA계열 제품은 어필사가
만들어 공급한 것으로 모토로라 제품군 중에서 가장 작다. 모토로라는
지난 98년 어필의 이런 개발 능력을 인정, 지분을 사들여 어필 제품을
국내외 시장에 자사 브랜드로 팔고 있다.
어필은 자사 기술력과 모로토라 브랜드를 결합시킨 전략이 성공하면서
지난해 6883억원의 매출에 780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어필사는 정작 자사 브랜드로 일반
소비자들에게 '어필(appeal)'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이 사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톱브랜드와 손을 잡은 것은 세계
무대에서 계속 살아남을 수 있는 확실한 전략의 하나라고 확신하고 있다.
그는 "세계 휴대전화기 시장은 기술동향과 소비자 기호가 워낙 빨리
변하기 때문에 대기업이 아니면 살아 남기 어렵다"면서 "중소기업
입장에서 규모를 키우든지 아니면 톱브랜드와 손을 잡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런 관점에서 이 사장은 "삼성전자와 LG전자 외에 크고 작은
휴대전화기 업체들은 앞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면서
"특히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재미를 봤던 국내 중소 업체들이 앞으로
중국 토착 기업들의 약진에 크게 시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