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합병극(劇)의 '승자(勝者)그룹'으로 주목받아 온 하나은행과
신한금융지주회사가 'SK쇼크'에 따른 은행주(株) 폭락으로 힘든 입장에
몰렸다. 서울은행을 합병한 하나은행은 정부 지분 매각 문제로, 조흥은행
인수를 추진 중인 신한금융지주회사는 인수가격 재산정 문제로 골머리를
썩히고 있는 것이다.

◆ 정부지분 못 팔아 속 썩이는 하나은행 =지난해 12월 서울은행을
인수한 하나은행은 주당 1만8830원에 사들인 정부의 서울은행 지분 20%를
매각하는 문제를 놓고 고심 중이다. 하나은행 주가는 서울은행 인수
당시만 해도 1만9000원에 달해 '성공적 인수'란 평을 받았으나,
SK사태가 터진 후 8000원대로 폭락했고, 그 후 소폭 반등했으나 아직
1만원 내외에 불과하다.

현재 하나은행은 정부에서 사들인 서울은행 지분의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가격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다. 지금 팔 경우 주당
1만원(합병은행인 하나은행 주가) 정도 밖에 받을 수 없고, 정부에서
사들인 값(1만8830원)에 크게 못 미쳐 큰 손실을 입기 때문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현재 외국 투자기관 몇 곳과 지분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주가가 더 오르기를 바라며 매각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인수가격 인하 압력받는 신한지주 = 신한지주는 합병 대상인 조흥은행
주가가 크게 폭락, 해외 투자자들로 부터 "(조흥은행 인수의)
협상가격을 낮추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내달 시작될
정부(예보)와의 가격협상이 난항을 빚을 전망이다.

작년 12월 초 신한지주가 조흥은행 인수제안서를 제출할 당시, 신한지주
주가는 1만 4000원, 조흥은행 주가는 5050원선이었다. SK사태 이후 양측
주가는 같이 급락했으나, 하락폭은 조흥은행이 두드러졌다. 신한지주는
현재 1만1000원대로, 27% 떨어진 반면 조흥은행은 3100원대로 38%
하락했다.

이에 따라 신한지주 컨소시엄에 참여한 JP모건과 주요 주주인 BNP파리바,
워버그 핀커스 등이 "달라진 매각여건을 감안해 인수가격을 내리라"고
신한지주에 요구해 오고 있다. 반면 정부측의 김경호(金璟浩) 공자위
사무국장은 "신한지주가 당초 제시한 가격조건보다 낮아질 수는
없다"고 못박아 입장 조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신한지주는 당초 정부보유 조흥은행 지분(80.04%)을 전액 인수하되
절반은 주당 6150원에, 나머지 절반은 주식교환을 하는 방식을
제시했었다. 그러나 일부에서 헐값 시비가 일자 공자위는
제3자(신한회계법인)에 재실사(再實査)를 맡겨 현재 매각가격을 재산정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