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은행들의 가계대출 비중이 아시아 최고 수준으로 급등한 것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요시쿠니 신이치(吉國眞一) BIS(국제결제은행) 아시아태평양 대표는 10일
"한국 은행들은 급증한 가계대출의 리스크(위험) 관리를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경기 감속(減速)에다 북한핵 문제,
이라크 전쟁 리스크 등의 각종 악재에 시달리는 한국 경제가 가계대출
관리까지 실패할 경우 큰 곤경에 처할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한미은행 주최 '리스크 관리 국제 세미나' 참석차 방한한 요시쿠니
대표는 본지 인터뷰에서 "BIS가 오는 2006년부터 종전보다 기준을
강화한 자기자본비율(BIS2)을 시범 운영하는 만큼 한국 금융회사들은
지금부터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BIS는 1930년 스위스의 바젤에 설립된 국제기구로, 금융회사에 필요한
최소한의 자본금(은행의 경우 자기자본비율 8%)을 갖추도록 권고하고
있다
요시쿠니 대표에 따르면 BIS가 지금은 예컨대, 일본의 도요타자동차나
미국의 파산한 엔론에 대해 똑같은 위험도를 적용해 자기자본비율을
계산했지만, 앞으로는 차등화된 신용등급에 따라 등급이 떨어지는
기업·개인 고객과 거래하면 그만큼 위험도가 높아져 자본금을 더 쌓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고객별 신용도는 물론 전산시스템 오류나 직원 횡령행위도
해당 금융회사의 리스크를 높이는 요인이 돼 추가로 자본금을 더 쌓아야
한다는 점도 고려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요시쿠니 대표는 최근 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가 한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두 단계 낮춘 것과 관련, "새 BIS 비율이 적용되는 2006년
이후엔 국가 신용 리스크가 높아질 경우에도 개별 금융회사가 더 많은
자본금을 쌓아야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새 BIS 비율이 중요하게 간주하는 것으로, 무(無)수익 여신을
처분하는 것과 적절한 리스크 관리를 꼽았다. 요시쿠니 대표는 특히
"무수익 자산은 은행들이 충당금을 충분히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수익여신 처분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정부가 직접 개입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