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2월 들어 짧은 기간에 등락을 되풀이하는 갈지(之)자 행보를
거듭하며,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원·달러환율은 세계적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가 한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2단계 하향 조정한 지난 11일, 1209.2원으로 2개월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며 25일에는 무디스의
신용전망 하향 이전 수준인 1185.1원으로 급락했다.

◆ 엔·달러 급등은 서울 증시 최악의 시나리오 = 최근 서울 외환시장은
엔·달러환율에 연동되는 분위기가 강한데, 만일 불안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엔화가 갑작기 약세로 돌아설 경우 원화 역시 약세로 돌아서 서울
증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국은행 조문기 외환시장팀장은 "최근 원·달러환율이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보다는 일본 엔화 강세(엔·달러환율 하락)에 기대어 불안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농협선물 이진우 리서치팀장은 그러나 "원·달러환율의 버팀목인
엔·달러가 급등할 경우, 원·달러 동반급등에 따른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들이 본격적인 셀코리아(Sell Korea)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외국인들은 "최근 한국 경제지표의 악화와 기업들의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의 주식 매도 규모가 크지 않은 것은 주가
하락으로 인한 손실을 환율 하락(원화 가치 상승)으로 인한
환차익(換差益) 으로 상쇄하고 있었는데, 만일 원화 가치가 떨어질 경우
투자 유인이 반감된다는 풀이다.

◆ 엔화 역송금 수요가 엔화 강세 불러 =25일(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환율은 달러당 117.29엔으로 마감, 작년 9월3일
이후 5개월여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장기불황의 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한 일본 경제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엔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3월
결산을 앞둔 일본의 해외 현지법인들이 본국으로 엔화를 역송금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은행 조영석 팀장은 "엔화 역송금 수요는 매년
되풀이되는 계절적인 현상"이라며 "3월 중순까지는 역송금 수요가 엔화
강세를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시티은행 오치운 지배인은 "일본 외환 당국이 117엔대에서
끊임없이 구두 개입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117엔대가 간신히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 26일은 원·달러환율 상승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전날보다 3.4원 오른 1188.5원으로 마감했다. 12월 경상수지가 8개월만에
적자 전환했다는 소식과 동경 외환시장에서 엔·달러환율의 상승이
원·달러환율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신용전망 하향을 불러온 북한
핵문제와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 등도 원화 가치의 하락(환율 상승)을
부추기는 재료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