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리스 우 부사장(왼쪽 세번째)등 무디스 신용등급 평가단이 17일 오전 외환은행을 방문,이 은행의 임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a href=mailto:wjjoo@chosun.com>/주완중기자 <


방한(訪韓)한 무디스의 은행 신용등급평가단이 17일 국민·외환은행을
시작으로 국내 은행 6~7곳에 대한 실사(實査) 작업에 들어갔다. 이번
평가는 지난 11일 무디스가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A3
긍정적'에서 'A3 부정적'으로 낮춘 후, 처음으로 개별 은행을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국가 등급 전망의 하락이 개별 은행 평가에 어떤
영향을 줄지가 주목된다.

평가단장을 맡고 있는 비트리스 우(Beatrice Woo) 무디스 싱가포르
사무소 부사장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이
내려갔지만, 현재까지 한국 은행들의 신용등급은 안정적(Stable)"이라고
밝혔다.

그녀는 "이번 실사는 매년 상·하반기로 나눠져 진행되는 정기 실사의
일환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가 신용등급 전망 인하가 은행의
신용등급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서는 "국가 신용등급을
고려하기는 하지만 현 단계에선 코멘트할 수 없다"고 답했다. 통상
신용등급은 실사 후 2개월 정도 지나 조정된다.

무디스 평가단은 한국 방문 직전 실사대상 은행에 질의서를 보내
▲예상되는 새 정부의 금융정책 ▲하나은행의 서울은행 인수와 조흥은행
매각이 은행산업에 미칠 영향 ▲가계대출 부실화 대책
▲방카슈랑스(보험상품의 은행창구 판매) 전략 등에 대해 물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무디스 평가단에 가장 촉각을 곤두세울 곳으로
국민은행을 지목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유일하게 국가 신용등급과
같은 'A3'를 유지하고 있는 민간 은행이어서 국가 신용등급 인하
전망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국민은행 윤종규 부행장은 "실상을 잘 설명해 현재의 신용등급이
유지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은행 내부에서는 "개별
은행의 신용등급이 국가 신용등급보다 좋을 수는 없지 않느냐"며
신용등급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날 오전 무디스 평가단을 맞은 외환은행은 이강원(李康源) 은행장이
당초 30분으로 잡힌 면담시간을 30분 더 연장해 면담했다. 외환은행
김치옥 IR 담당은 "현대상선의 (2억달러) 외화송금 문제 등은 나오지
않았으며, 하이닉스의 재기(再起) 가능성에 대해 논의가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우리·조흥 등 투자부적격 등급에서 1~2단계 위에 있는 다른 은행들도
"무디스의 실사 결과에 따라 해외채권 발행 등에 엄청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긴장을 풀지 못하고 있다. 실사단은 18일 농협·조흥은행을
방문하며 19일까지 조사활동을 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