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증시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전문가들의 예측과는 다르게 움직였기
때문에, 증시 전문가들에게는 가장 힘들었던 해로 기억될 것이다. 다만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손실폭이 작았던 점이 그나마 위안이다.
내년 주식시장은 올해보다 여러 면에서 나을 것 같다. 내년 증시에
장밋빛 희망을 줄 수 있는 긍정적인 변수들을 추려보았다.
첫째 내년에는 주요 선진국(미국, 일본, 유럽)들의 통화 확대 정책이
공조 체제 형태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일본도 중앙은행 총재가
바뀌고, 유럽도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다.
둘째 한국은행은 내년 상반기에 내수와 수출이 함께 위축될 경우 기준
금리 인하 조치를 할 수도 있다. 이는 주식의 가치평가(밸류에이션)를
높이는 효과를 가져온다.
셋째 미국의 재정(財政) 확대 정책이 강력할 것으로 기대된다. 재정 확대
규모는 약 1,300억 달러로 추산되는데, 미국은 정책 추진을 위해 최근
각료 교체를 단행한 바 있다.
넷째 유가가 급락할 수 있다. 최근 미국은 이라크와의 전쟁을 신속하게
종료하기 위해 치밀한 준비를 하고 있다. 전쟁 프리미엄이 반영돼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이것이 해소되면 원유 공급 과잉 상태로 급전(急轉)할 수
있다.
다섯째 미국기업의 수익성 회복으로 서서히 투자가 증가할 것이다. 내년
하반기 이후에는 주요 정보통신 관련 부문 유지 보수 비용이 신규 투자
비용보다 비싼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여섯째 지정학적 리스크가 줄어들면 채권 등 안전(安全) 자산에서 주식
등 위험자산으로 국제자금의 본격적인 이동이 서서히 시작될 수 있다.
일곱째 미국증시가 역사상 3년연속 하락한 경우가 3번 있었으나, 4년연속
하락한 경우는 단 한번도 없었다. 미국 증시는 금년까지 3년 연속 하락을
기록했다.
여덟째 미국 정부는 투자심리 회복을 위해 배당금에 대한 감세(減稅)를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금까지 언급한 변수 중 일부만 이뤄지더라도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아직 상상할 수 없는 악재도 많이 있을 수 있으나, 대체로
시장은 영리해서 이미 상상할 수 있는 것은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했다고
보고 있다.
(장동헌·SK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