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나라건 그 발전 단계에 있어 산업구조 변화(industry shift)는 피할
수 없다. 국가 발전에 따른 소득의 증가는 생산 비용의 증가를 가져올
수밖에 없고, 경쟁력을 잃은 저(低)수익 제품의 생산 중단이나
생산기지의 저임금 국가로의 이전은 필연적이다. 우리나라에 있어
경쟁력의 원천이었던 우수한 인력 자원의 노령화는 이러한 프로세스를
더욱 촉진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변화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부정적일 수밖에 없는가?
물론 장기적인 미래수익에 대한 불확실성은 국내 주가를
디스카운트(discount·할인)하고 있는 요인 중 하나일 수 있다. 그러나
동전의 양면처럼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다른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잉여 유동성, 즉 노는 돈의 증가이다.

국내 대기업들은 이미 투자가 완료된 생산시설에서 지속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해 내고 있으며, 대부분 현재 영위하고 있는 산업에 추가로 투자할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다.

결국 기업들이 새로운 사업모델을 찾을 때까지는 자금잉여 상태가 지속될
수밖에 없는데, 생산이나 시설투자에 쓰이지 않는 잉여자금은 금융 또는
실물자산에 투자되어 이들 자산의 가격을 올리게 된다. 이미 한국에서도
이러한 자금 이동이 일어나면서 채권가격과 부동산가격의 급격한 상승을
경험하고 있다.

국내 자금이 급격히 해외로 유출되지만 않는다면 앞으로 몇 년간
주식시장을 둘러싼 수급환경은 매우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도
주가의 상승 속도가 일반적인 예상보다 훨씬 빠를 수도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근모·굿모닝신한증권 부사장)